블링컨 방중 앞두고…미국 하늘에 날아든 중국 ‘스파이 풍선’

정원식 기자 2023. 2. 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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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양국 긴장 고조 가능성 지적
의회 “침묵 안 된다” 바이든 압박
중 외교부 “신중한 처리 바란다”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북서부 상공에서 발견돼 미 정부가 주시하고 있으면서도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격추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2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며칠 전부터 풍선 모양 정찰기구가 미 본토에 진입해 민감한 지역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찰 풍선은 중국을 출발해 알래스카의 알류샨 열도와 캐나다 북서부를 거쳐 미국에 들어왔으며, 지난 1일 북서부 몬태나주 상공에서 발견됐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이 풍선이 중국의 고고도 정찰기구라는 “매우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 정찰 풍선이 미 본토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 아니나 이번에는 과거보다 오래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찰 풍선이 발견된 몬태나주에는 미국의 3개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하나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있다. 다만 국방부는 중국이 정찰 풍선을 통해 새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F22 등 전투기를 출격시켜 격추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백악관의 결정에 따라 격추 계획을 접었다. 또 다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안을 보고받고 군에 군사적 옵션이 있는지 물었으나 정찰 풍선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격추 시 민간인에 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정부가 정찰 풍선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면서 “(정찰 풍선은) 현재 민간 항공기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 있으며,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군사적·물리적 위협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국방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미 정부와 협력해 고고도 정찰 풍선을 추적하고 있으며, 또 다른 물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캐나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 의회는 바이든 행정부에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주권을 무시하는 중국의 뻔뻔한 행동에 대해 반드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침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이크 갤러 공화당 의원(위스콘신)과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민주당 의원(일리노이)은 “중국의 위협은 멀리 떨어진 해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의 고향에 있으며 우리는 반드시 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찰 풍선이 미 본토 상공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은 오는 5~6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블링컨 장관의 방문 전에 중국에 통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갑작스러운 정찰 풍선의 출현으로 양국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인지했다”면서 “상황을 파악 중이며, 쌍방 모두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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