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나는 고문서들의 뒷이야기[책과 삶]

도재기 기자 2023. 2. 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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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가 사랑한 책들
김유석 지음
틈새책방 | 352쪽 | 2만1000원

2021년 11월 미국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서는 또 하나의 세계적 기록이 만들어졌다. 1787년 인쇄된 6쪽 분량의 문서인 ‘미국 헌법’ 초판이 무려 4300여만달러(약 500억원)에 낙찰됐다. 기존 최고가 문서로 알려진 500여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코덱스 레스터’(레스터 사본) 기록을 깨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문서가 된 것이다. 미국의 근간이 된 문서인 ‘미국 헌법’의 초판은 여느 귀중한 유물들처럼 역사적 상징성, 13부만 남은 희귀성, 수요와 공급법칙 등에 따라 고가에 거래됐다.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은 부제 ‘소더비 경매에서 찾은 11편의 책과 고문서 이야기’가 말해주듯 크리스티와 함께 세계 양대 경매사인 소더비에서 경매를 통해 거래된 수많은 책과 고문서 중 11개를 뽑아 관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 헌법’을 비롯해 1215년 왕과 귀족들 사이에 체결된 문서로 영국 왕의 권리를 법으로 제한하는 등 인권·자유·정의 상징인 ‘마그나 카르타’(대헌장). 근대적 인쇄술의 탄생이자 정보혁명의 불씨를 지핀 구텐베르크의 ‘성경’, 보티첼리의 삽화가 있는 단테의 <신곡>, 미국의 ‘노예 해방 선언문’과 미국 최초의 인쇄 서적인 <베이 시편집> 등이다. 여기에 나폴레옹이 책을 읽은 감상이나 비평을 행간에 적어놓은 소장 책들, 아이작 뉴턴의 노트, 1865년 발간 이래 지금까지 사랑받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이 책의 원본이라 할 <땅속 나라의 앨리스> 등도 소개된다.

사실 소개되는 고문서·고서들은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꾸거나 큰 영향을 미친 기록물들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또 익숙하다. 저자는 문서·책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연들,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가치가 부여되는 과정 등도 살피고 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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