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니 사태로 인도증시 전체에 '물음표'…투자자 신뢰 위태"

미국 공매도 업체의 보고서 이후 인도 아다니 그룹 전체가 주가가 급락하는 등 위기에 빠지자 인도 증시 전반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아다니 그룹의 지배 구조에 의문을 제기한 보고서로 인해 투자자들이 인도 당국의 규제 체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앞서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달 24일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공개 후 아다니 그룹 소속사 주가가 계속 급락하면서 현재까지 시가총액 총 1천80억 달러, 우리 돈 약 132조 원이 사라졌습니다.

또 그룹 주력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25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가 주가 급락으로 유상증자 투자자 피해가 예상되자 돌연 유상증자를 취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 주식 지수 편입 종목 중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10개 주식 중 8개가 아다니 계열사로 꼽혔습니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의 회사채 가격은 미국 시장에서 부실채권 수준으로 아다니 그룹에 대출해준 은행들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 기관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 시장에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20억 달러를 순매도해 지난 해 3월 이후 3일간 매도 규모로는 가장 큽니다.

블룸버그는 아다니 그룹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린다면, 인도 경제 성장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글로벌 CIO 오피스의 게리 두건 최고경영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 시장에 대해 재평가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배구조, 기업 투명성, 족벌주의, 부채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다니 회장은 인디아투데이TV와 인터뷰에서 모디 총리와의 유착을 강하게 부인했고 프랄라드 조시 의회사무 장관도 "정부는 아다니 그룹 문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조지현 기자fortun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