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M]"갱신권 써 놓고 돈 돌려 달라"…역전세난 소송 급증

입력 2023. 2. 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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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어제(2일) 전세사기 대책이 나오기까지, 사실 역전세난이 벌어진 것도 중요한 원인이기도 한데요. 집주인들은 임차인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 해법도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포커스M, 배준우·최윤영 기자가 현 상황을 연이어 집중 취재했습니다.

【 기 자 】 서울 개포동의 한 신축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15억 원에서 최근 10억 원까지 급락했습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한 주 만에 0.71%나 떨어져 하락폭이 매매가격의 두 배에 달합니다.

▶ 스탠딩 : 배준우 / 기자 - "집주인들은 살고 있는 세입자가 나갈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종부세 등 세금은 늘었는데, 대출도 쉽지 않고 돌려줄 큰돈을 마련할 방법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금액 그대로 재계약을 하면서 추후 상승기가 와도 전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갑자기 전세금을 빼달라고 하는 세입자에겐 매달 2백만 원씩 역으로 월세를 줍니다.

▶ 인터뷰 : 임대인 A 씨 - "3개월 안에 급하게 나가신다고 하는데 3억 원 넘는 금액을 당장 마련하기 어려워요."

특히,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재계약은 임차인이 언제든 3개월 뒤 나갈 수 있도록 법에 규정돼 있어 집주인들은 한시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역전세 상황인데다, 주인들이 낮아진 금액으로 새로 계약서를 쓰자고 임차인에게 요구하면서 갱신권을 사용한 계약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임대인 B 씨 - "(예전엔) 기간이 보장이 됐기 때문에 일시에 다 지금처럼 몰려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감당이 된 거예요." -------------------------------------------▶ 스탠딩 : 최윤영 / 기자 - "문제는 역전세난은 집주인뿐 아니라 세입자에게도 피해를 주는 겁니다. 이사를 가려 해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꼬이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 모 씨.

전세 만기는 2주 뒤로 다가왔는데, 집주인은 새 임차인이 구해지지 않으면 10억 원이 넘는 돈을 내줄 수 없다며 연락 두절.

결국,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 인터뷰 : 전세금반환소송 임차인 - "엉망이 됐어요. 모든 게…새로운 세입자가 안 구해져서 못 준다. 협의하겠다는 그런 것도 없고 저로서는 방법이 없는 거죠."

MBN 확인 결과 지난해 임차인이 경매에 넘긴 집은 1천 건으로 2년 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상황.

소송을 해도 문제입니다.

시간과 비용이 상당합니다.

▶ 인터뷰 : 김예림 / 변호사 -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소송하시는 것은 맞는데, 소송으로 가게 되면 최장 2년까지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임차인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집주인이 보증금을 원활히 돌려줄 수 있게 전세퇴거목적 대출에는 규제를 풀어주는 등 정부의 정교한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권대중 / 명지대 교수 - "(전세는) 무주택자에게는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있거든요. 임대인이 전세보증금 반환하지 못한 경우 전세금 떨어진 차액만큼 대출을 보조해주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 전국적으로 44만 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시장 경착륙을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 최윤영 기자 / choi.yoonyoung@mbn.co.kr ] [ 배준우 기자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최형찬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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