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00일...유가족들이 궁금한 건 희생자들의 마지막 1분1초"

이은지 입력 2023. 2. 3. 18:30 수정 2023. 2. 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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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2월 3일 (금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류석우 한겨레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오는 2월 5일은 10.29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태원 참사 100일째가 다가오는 동안 우리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과 함께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그날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해오고 계신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한겨레21 류석우 기자, 스튜디오에 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류석우 한겨레 기자(이하 류석우): 예, 안녕하세요.

◇ 이현웅: 저는 매일 아침 신문을 보고 있는데, 한겨레에 늘 1면 혹은 2면에 실리는 이 시리즈를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미안해, 기억할게" 시리즈인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 류석우: 저희가 12월 초부터 계속 지금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희생자분들이 어떤 분이셨는지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유가 '희생자가 몇 명이 발생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기록하는 것보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얘기하고 기록하는 게 우리 사회에 의미가 있고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고요. 그리고 이번 참사가 왜 일어났고 어떻게 발생을 했고 참사 이후에 국가의 대응은 어땠는지, 그리고 유가족분들에게 어떤 상처를 입혔는지 기록하는 일이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막기 위한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지금 그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한겨레 신문 보시는 분들은 1면 혹은 2면에 늘 실리고 있고요. 또 인터넷으로 들어가 보면 따로 코너가 바로 볼 수 있게 메인 화면에 띄워져 있습니다. 들어가시면 지금까지 총 18명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렇게 18명의 이야기를 싣는 동안 또 유가족분들 많이 만나보셨을 거 아니에요.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 류석우: 사실 만나 뵌 분들의 이야기가 다 잊히지가 않아요. 한 분씩. 그래서 가장 사실 최근에 기사를 썼던 분은 (故) 유채화 씨 가족분을 제가 만나 뵀는데요. 그분이 생전에 셀프 인터뷰를 하면서 남긴 글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에 이제 자문자답을 하는 방식인데, '삶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더라면 어떤 것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유채화 씨가 '의사에게 가서 떼를 쓰겠다. 끝까지 살아남아 보겠다'라는 식으로 답변을 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머님이 그 기록을 이제 유치화 씨가 떠난 이후에 보시면서, "우리 딸이 이렇게 삶에 애착이 강한 사람이었는데"라고 하면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때 정말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 이현웅: 저도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다시 18명의 이야기를 쭉 다 봤는데 저희가 언론에서 정리돼서 제한된 시간으로 다 전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중에서 공통적으로 유가족분들이 이야기하는 게, 우리 아이를 찾기 위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헤맸다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연락이 잘 안 되고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거나 찾아가서 아이가 상황이 좋지 않게 됐다라는 얘기를 알게 됐는데, 찾아보니 병원이 일산 멀리, 어디 멀리, 어디 멀리……. 그런데 그 과정에 대해서 제대로 말을 해 주는 사람이 없다라는 게 공통적인 얘기였던 것 같아요. 그런 얘기들 많이 호소하시고 지금도 궁금해하시죠?

◆ 류석우: 네, 이게 일반 국민들이 보는 궁금증과 시선이랑 유가족분들이 보는 게 조금 다른데요. 보통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참사 초기에 관심을 갖다가 점점 흩어집니다, 관심이. 유가족분들이 궁금한 건 정말 희생자분들이 마지막 1분 1초까지 궁금해하시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저희가 인터뷰하면서 만난 분들이, 희생자분들 대부분이 사망진단서에 '10시 15분', 추정 시각이 거의 비슷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휴대전화나 기록을 보면 11시까지 발신 전화가 찍혀 있다거나 사진이 찍혀 있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유가족 입장에서는 10시 15분부터 11시까지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1분 1초가 궁금한 거거든요. 그리고 아까 방금 말씀해 주셨던 어느 병원으로 이송됐는지. 그게 구급 일지가 정확히 모든 게 다 공개된 게 아니기 때문에 유가족분들 입장에서도 개인적으로 찾아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직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 이현웅: 혹시 기자님은 그 이후에 이태원 참사 현장 다시 한번 가보신 적 있으세요?

◆ 류석우: 저는 여러 차례 많이 갔다 왔는데요.

◇ 이현웅: 가보시면 좀 어떠신가요?

◆ 류석우: 사실 처음에 참사 직후에 바로 갔을 때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생각을 못 했는데요. 그러니까 추모 공간이 마련되고 이렇게 메시지들을 보면서 저도 취재를 하러 간 게 대부분이었지만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기억을 좀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잊지 않고 기억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사실 저는 참사 이후로는 이태원 인근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얼마 전에 100일째가 다가온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찾아가 보려고 했어요. 근데 용기가 잘 안 나더라고요. 유가족분들은 현재 찾아오시는 분들, 추모객분들도 많으실 거고 또 반대로 반대의 목소리도 내는 분들도 현장에도 계시잖아요. 어떤 이야기들을 현장에서 하시나요?

◆ 류석우: 녹사평역 공간에 지금 시민분향소가 차려져 있는데요. 그 앞에 반대 집회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근데 유가족분들이 그분들과 좀 언쟁을 벌이시다가 쓰러진 분도 계세요. 그러니까 거긴 추모의 공간인데 이렇게 굳이 그분들이 어떤 법적으로 집회를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앞에 서서 그렇게 추모의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되게 많이 힘들어하시고 있는 상황이고, 도움을 많이 구하고 계십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취재를 위해서지만 유가족분들 이야기 들으면서 남일 같지 않게 느끼셨을 것 같은데, 참사에 대한 후속 조치를 보면서 더 답답하시지 않았을까 감히 한번 예상을 해봅니다. 어떠셨나요?

◆ 류석우: 참사 직후의 국가의 대응 중에 아쉬운 부분이 되게 많은데요. 유가족분들이 공통적으로 짚어주신 부분이 좀 있습니다. 그게 가장 첫 번째로는 참사 직후에 경찰이나 검찰에서 부검을 권유했다는 부분이 이미 보도가 언론에 많이 나왔는데요. 그게 저희가 직접 만나본 분들 중에서도 거의 절반 가까운 분들이 직접 부검 권유 얘기를 들으셨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때 사실 유가족분들은 참사 직후에는 경황이 없으신 시기였거든요. 그런데도 그 부검 권유라는 그 순간을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계시고, 되게 그 당시에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씀을 해주셨고. 두 번째는 다른 유가족분들을 만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왜냐하면 이게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유일하게 공감해 줄 수 있는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사실 아무런 그런 도움을 주지 않았고 직접 나서서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저도 보도를 통해서 유가족분들에게 장례비 지원한다는 얘기 듣고 '당연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취재하신 내용들 보니까 장례비 지원하는 거에 대해서 '영수증 좀 빨리 달라', '이거 행정처리 해야 된다' 이런 얘기 들으신 분들도 있더라고요?

◆ 류석우: 이게 유가족분들마다 조금씩 상황이 다른데요. 장례식 기간 중에는 서울시 공무원이나 지자체 공무원이나 경찰분들이 와서 많이 도와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대응이 사실 공무원이다 보니까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공감해주지 못한 부분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반면에 그분들이 정말 옆에서 성심성의껏 도와주셔서 그분들 때문에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었다는 유가족분도 계셨습니다.

◇ 이현웅: 이제 참사 100일을 맞아서 유가족협의회에서도 요구 사항을 직접 대통령실에 전달하기도 했는데, 요구 사항을 정리를 해보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류석우: 협의회 요구 사항은 요약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대통령의 사과나 책임 규명, 그다음에 진상 규명, 그다음에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조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 이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는데요. 사실 가장 바라고 계신 거는 국정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나지 않았던 어떤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한다는 게 첫 번째고요. 지금 당장은 사실 내일 예정된 100일 추모제가 있거든요. 그런데 유가족분들이 광화문 광장을 사용하고자 신청을 했는데 서울시에서 불허 통보를 했습니다. 그래서 당장 그런 문제에 대해서 해결을 어떻게 할지, 유가족분들이 해결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런 문제가 좀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시의 입장을 보면 '일정 중복'을 이유로 들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거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좀 전해주세요.

◆ 류석우: 이게 서울시에서 광화문 광장이 그날 2월 4일 오전과 오후에 이미 일정이 잡혀 있어서 사용을 할 수 없다고 유가족분들에게 불허 통보를 한 건데요. 제가 어제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님이랑 통화를 했는데 사실 오세훈 시장이 참사 직후부터 계속 '유가족분들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겠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내일 예정된 100일 추모제 관련해서 광화문 광장을 사용을 하고 싶은 게 유가족들의 입장이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아직까지 답이 없다는 상황입니다.

◇ 이현웅: 중복된 일정들에 대해서도 유가족이 직접 나서서 알아보니까, '공간이나 시간이 조금 차이가 있어서 충분히 진행할 수 있지 않냐'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지금 재차 요구를 한 상황인 거죠?

◆ 류석우: 유가족분들은 일단 요구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제가 또 어제 오후에 서울시 쪽에 물어보니까 불허 통보에 대해서 바뀐 것은 아직 없다고 합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그러면 만약에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가 되지 않는다면 이대로 그냥 지나갈 수는 없잖아요?

◆ 류석우: 광화문 광장 말고 세종대로 대로변에서 일단 집회 신고를 해놓은 상태이고요. 유가족분들은 일단 거기서 집회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집회 신고된 세종대로 세 개 차로 이상 모이게 될 경우 조금 넘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이제 100일 추모제 가서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국정조사도 이뤄지고 유가족분들도 질문할 그런 기회를 갖기도 했는데, 사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좀 답답한 현장들이었던 것 같아요. 화면에서 생중계로 다 나오지 않은 뒷이야기들도 있을 것 같은데. 만나보시고 나서 어떤 얘기들을 주로 하시던가요?

◆ 류석우: 사실 국정조사 시작했을 때 유가족분들이, 한 줄기의 희망 같다는 표현도 제가 들었거든요. 정말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시작부터 절반이 날아가버렸습니다. 이게 지난해 11월에 여야가 합의를 했는데 예산안 문제를 놓고 그걸 같이 처리를 하면서 국정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건데요. 이미 절반이 날아가 버리면서 유가족들은 그 사이에 20여 일 동안 희망이 점점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막상 국정조사를 시작해 보니까 정부나 어떤 조사 대상 기관에서는 특수본 수사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안 하고 이런 모습들이 반복되고 위증을 하신 분들도 많으셨거든요. 그래서 이런 모든 국정조사가 끝났을 때 과연 유가족분들이 얼마나 이걸 통해서 밝혀진 게 있느냐를 생각해 봤을 때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계시고 그래서 지금 또 추가적인, 독립적인 조사 기구를 요구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앞서서 참사 초기에 다른 유가족들과 만날 그런 자리나 기회가 마련이 되지 않았다라는 공통적인 얘기를 해주셨다고 했는데. 지금은 일요일마다 유가족 모임이 있다고 들은 것 같아요. 지금도 진행이 되고 있는 건가요?

◆ 류석우: 예, 유가족분들은 협의회를 통해서 일단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고요. 지금은 또 100일 집중 추모 주간이라고 해서 자주 모이시고, 또 매일매일 시위를 하시거나 기자회견을 하시고 이렇게 매일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이현웅: "미안해, 기억할게" 시리즈를 보다 보니까 또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부분이, 처음에는 이런 모임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이를 다루는 책임자들이라고 할까요, 모습을 보면서 같이 나서기로 했다라는 말씀들도 많이 하시던데. 지금은 많은 분들이 모여서 활동을 하고 계신 건가요?

◆ 류석우: 지금은 희생자 100분의 유가족분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고 들었고요. 그리고 방금 말씀해 주신 것들 중에서, 나서고 싶지 않은 분들이 되게 많으셨어요. 제가 만나본 유가족 한 분도 정말 나서고 싶지 않았고 심지어 유가족분들이 모여 있는 카톡방, 단체 메신저 방에서도 나가고 싶다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그런데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그 단체 메신저 방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올라오고 누군가 사과를 했다는 그 말 한마디를 기다리고 계신 거예요. 그러니까 누가 사과를 했는데 그 소식을 못 들을까 봐. 계속 그 안에서는 슬픈 이야기가 반복되고 하루에도 그걸 보면서 몇 번씩 울음이 계속 터지시는데도 어떤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나가지 못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 이현웅: 새벽 3시, 4시에 그런 새로운 이야기가 단체방에 올라와도 5분이면 그 숫자가 다 없어진다라는 내용도 인상을 받았거든요. 그만큼 잠을 못 이루고 계시다는 거죠?

◆ 류석우: 예. 사실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분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새벽에도 계속 메신저 방에 어떤 글이 올라오면 지속적으로 바로바로 확인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저는 언론사에 있는 입장이지만 또 저희가 전해드리는 정보만을 보고 이 참사를 느끼고 있는 분들도 많으실 거거든요. 근데 실제로 "미안해, 기억할게" 시리즈를 보면 유가족분들, 해외에 나가 있다가 해외에서 하던 생계 다 포기하고 국내로 다시 돌아오신 분들도 계시고요. 정말 많은 이야기, 깊은 이야기 보면서 더 깊이 이 참사를 바라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 100일을 맞이하고 있는데, 우리 청취자분들께도 하시고 싶은 말씀이 꼭 있을 것 같아요.

◆ 류석우: 희생자 조안나 씨 어머니 이혜란 씨가 이런 말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장례식장에서 경찰이나 공무원들이 도와주면서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해 달라고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잖아요. 근데 그분이 내 딸만 있으면 된다고, 다른 건 필요 없다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분들의 슬픔이나 가족을 잃은 슬픔은 저희가 상상을 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상황인데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분들을 같이 기억하고 애도하고 슬픔을 나누는 시간을 계속 지속적으로 가져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또 기자이시니까요, 지금 이 참사를 다루고 있다고 해야 될까요. 진상 규명이나 이런 것들을 하고 있는 당국에게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실 것 같아요. 이 기회를 통해서 전해주신다면요?

◆ 류석우: 사실 국정조사가 시작되면서 저도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요. 정치권에서 이런 문제를 다룰 때 이거를 어떤 정치적인 문제로 보는 경우가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유족분들이 바라는 거는 딱 하나거든요. 그냥 어떤 정치적인 이해관계 없이 왜 이 참사가 발생했고 참사 이후의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낱낱이 밝혀지는 게 우선인데, 유가족분들의 궁금증이 아직 남아 있는 것들이 빨리 해소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미안해, 기억할게" 시리즈 총 18명의 희생자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언제까지 혹시 쓰실 계획 갖고 계신가요?

◆ 류석우: 저희는 처음에 시기를 정해놓지는 않았는데요. 1월 말쯤까지 10분이 좀 넘었을 때 연락에 응해 주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아서 2월 초 정도로 생각했는데, 설을 지나면서 갑자기 이제 많은 분들이 또 연락을 주셔서. 저희는 계속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끝까지 계속 기록을 할 생각입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이제 내일 모레면 꼭 100일째를 맞이합니다. 우리 사회가 100일 동안 어떤 변화를 가졌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그런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류석우: 고맙습니다.

◇ 이현웅: 한겨레 21 류석우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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