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마저 3년 만에 역성장···빅테크, 올해도 '실적 비상등'
경기침체로 수요 둔화 '직격탄'
애플 4분기 매출·순익·판매량 ↓
구글 유튜브 광고매출 8% 감소
아마존은 순익 98% 줄어들어
퀄컴 매출 12%·순익 34% '뚝'
합산 시가총액이 5조 달러(약 6100조 원)에 달하는 빅테크 삼총사 애플·구글·아마존이 경기 침체의 여파로 슬럼프에 빠졌다. 특히 그간 거시경제 요인에 타격을 받지 않았던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매출·순이익·판매량 모두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2019년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구글·아마존은 입을 모아 ‘경기 침체에 따른 역풍’을 도전적 과제로 지목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도전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아이폰을 비롯해 맥·애플워치 판매량에도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이날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하락한 1171억 5000만 달러(약 143조 원), 순이익은 같은 기간 13.3% 감소한 299억 9800만 달러(약 36조 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애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 넘게 하락했다. 애플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것은 201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종목별로는 아이폰과 맥 부문 매출이 각각 8%, 28% 하락했다. 아이패드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 빅테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던 와중에도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경신한 바 있다. 경기 침체 신호로 인한 수요 둔화의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던 애플마저 연말 쇼핑 대목인 4분기에 역성장을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1분기 매출도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서비스 부문은 성장하겠지만 맥과 아이패드 판매량이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이폰 매출은 하락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퀄컴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한 94억 6000만 달러(약 11조 원), 순이익은 34% 떨어진 22억 4000만 달러(약 2조 7000억 원)를 기록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실적 발표 후 “스마트폰 산업이 전례 없는 수요 둔화를 겪고 있어 재고가 올 상반기까지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시장 수요 둔화는 정보기술(IT) 기기 외에 광고·클라우드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맨딥 싱 블룸버그인텔리전스 테크놀로지 수석은 “경기 침체가 광고와 클라우드 부문 수요에도 타격을 줬다”며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성장 둔화가 명백해졌고 클라우드 부문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지만 소비 자체는 줄고 있다”고 짚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턱걸이 상승한 76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34% 줄어든 136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해 각각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구글의 주력 분야인 유튜브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8% 하락했고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32% 상승했지만 둘 다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아마존도 성장 둔화 경고를 냈다. 아마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오른 1492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143억 달러에 달했던 순이익은 2억 7800만 달러로 98%가량 감소했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이 전년 대비 20% 성장한 214억 달러에 그쳐 시장 전망치(218억 달러)를 하회했다. 이는 AWS의 실적 공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과 해외를 막론하고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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