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음 소희’ 김시은 “배두나 존재만으로 든든...운 좋았죠”
김시은은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에서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다음 소희’는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전주에서 일어난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김시은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너무 좋았다. 오디션을 보러갔을 때 감독님이 한 번에 보자마자 결정해줘서 감사했다. 감사하기도 하고 감히 내가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내가 잘 보여드려야겠다 싶었고, 후회되지 않게끔 하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제 사건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또래의 일이었고, 특성화고의 모든 학생을 일반화할 수 없지만, 그런 부분이 있었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그걸 내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첫 작품인데 긴장도 되고 떨려요. 감사하게도 해외에 먼저 초청받고 그래서 부담도 됐죠. 현장에서 소희로 있기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좋은 소식들이 이어져서 다행이죠. 해외 영화제에서 관객들이 진심으로 절 소희로 받아 들여주고 응원해줘서 감사했어요. 한국 관객들에게도 저희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너무 궁금해요.”
그는 “처음엔 어렵더라. 저는 교환 환불도 잘하지 않는 성격인데다, 보통 부모님이 통화를 많이 하니까 상담원분과 직접 전화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유튜브 영상을 찾아봤고 부모님이 상담원과 전화할 때 스피커폰으로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소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나오는 말투를 표현하기 위해서 연습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일어나자마자 연습하고 길에서도 연습하고 자기 전까지 계속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소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끔 촬영할 수 있게 해줬다. 영화 초반에는 소희의 밝은 모습을 연기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지치고 고립되는 소희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을 만들어줘서 편하게 연기했다”며 정주리 감독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다음 소희’의 또 다른 주인공인 유진 역을 맡아 후반부를 이끈 선배 배두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김시은은 “선배님은 존재만으로 너무 큰 힘이 되어줬다. 연기적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냥 잘하고 있다는 눈빛과 현장에서 제걸 봐주는 것만으로도 후배로서 든든하고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계속해서 “배두나 선배가 영화를, ‘다음 소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졌다. 내가 선배가 된다면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응원하고 있다는 걸 내비치는 선배가 될 수 있을까 싶었다. 현장에서는 붙는 신이 많지 않아 많이 대화는 못 했고, 영화 홍보하면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는데, 선배의 존재만으로도 큰 버팀목이 돼줬다”며 “원래 롤모델이 없었는데, 배두나 선배처럼 되고 싶다. 너무 멋있다”고 존경을 표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TV를 많이 봐서 자연스럽게 배우가 되고 싶었다. 내가 뭘 해야 행복하고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배우라는 직업이 1순위로 하고 싶었다”며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연기는 재미있고 잘하고 싶은 일이다. 옛날에는 재미있고 좋아서 하고 싶었다면 나이도 들고 하니까 재미로 하면 안 되고 현실을 보게 되더라.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고, 여러 고민이 든다. 아직 해보지 않은 역할이 너무 많아서 어떤 걸 하게 될지 기대되고 궁금한 마음도 든다”고 고백했다.
“지금까지 돌아보면 운이 좋았죠. 앞으로 단단하되 유연한 배우 되고 싶어요. 앞으로 여러 일을 겪겠지만, 흔들리지 않고 저의 방향을 지켜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건강한 사람이어야 사람들도 좋아해 주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제가 TV에서 다른 배우들을 보면서 자극과 영향을 받아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책이나 TV에서 내 마음속의 언어를 말해줬을 때 받은 게 커서 저 역시 건강함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