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마존 우울한 실적 … 서학개미 어쩌나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2. 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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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4년만에 분기매출 감소
순익 13% 줄어 …"감원 계획"
아마존 매출 9% 늘었지만
클라우드사업 성장둔화 악재
올들어 1425만弗 담은 퀄컴
휴대폰 부진에 순익 34% 급감

2일(현지시간) 서학개미가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애플·알파벳(구글)·아마존 등이 모두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따른 소비 감소와 중국발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이 컸다. 특히 이들 기업은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미국 시가총액 1위 애플은 작년 10~12월 매출이 4년 만에 역성장했다. 애플은 이 기간 매출 1171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전년 동기(1239억4500만달러)보다 5.5% 줄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299억98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4% 감소했다.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6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후퇴한 것이다. 매출이 역성장한 것도 2019년 이후 처음인 데다 시장 예상(-5%)보다 더 낮은 수치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에서 타격이 컸다. 아이폰 매출은 8.17% 줄었으며 컴퓨터인 맥 매출도 28.6%나 감소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3.7% 상승하던 애플 주가는 장 마감 후 실적발표와 함께 3.2% 하락해 145.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가 처한 환경이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고용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감원 규모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루카 마세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3월 말 실적 역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염려했다. 다만 애플의 구독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호재다.

아마존은 작년 4분기 매출액이 1492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은 클라우드사업부(아마존웹서비스·AWS)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AWS 부문 매출액이 214억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3분기 27% 이상 성장했던 AWS가 4분기에는 20% 증가하며 둔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아마존이 AWS에 대한 실적을 보고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2022년 4분기 매출액이 760억4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올랐고 순익은 136억2400만달러로 34%나 줄었다고 밝혔다. 루스 포랫 알파벳 CFO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광고 수주액이 후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퀄컴은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2.37달러, 매출액은 9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PS는 월가 예상치(2.36달러)를 소폭 웃돌았고 매출액은 전망치였던 96억달러에 못 미쳤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매출액은 12% 감소했다.

퀄컴이 제시한 올해 1분기 예상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월가는 1분기 매출로 95억6000만달러를 기대했지만 회사 측은 87억~95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퀄컴 주가는 정규 시장에서 1.89% 하락했으며 장 마감 후 추가로 4.15달러(3.05%)나 떨어져 13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퀄컴 경영진은 실적 전망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휴대폰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순이익이 8억5500만달러(약 1조48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가량 하락했다. 가장 수익성이 큰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29% 줄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서학개미들이 보관 중인 애플 규모는 46억8593만달러(약 5조7500억원)에 달했다. 이는 테슬라(103억달러)에 이어 서학개미 보관 규모 2위 기록이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들이 애플을 순매수한 금액은 7909만달러(약 971억원)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은 알파벳과 아마존도 각각 18억1753만달러(약 2조2300억원), 11억41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2억3133만달러(약 2840억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올해 들어 퀄컴도 1425만달러어치 사들였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 서울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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