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사랑을 외치다, ‘궁지에 몰린 쥐..’[MK무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2. 3. 17: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극적이지만 담백하다.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러브레터'(1999), '4월 이야기'(2000) 등 이와이 ?지 감독의 작품에서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 '나라타주'(2018) 등을 연출한 멜로 영화의 거장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첫 퀴어 작품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의 처음, 당신의 끝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 스틸. 사진I홀리가든
자극적이지만 담백하다. 도발적이고도 서정적이며 강렬하지만 애틋하다. (동성애든 이성애든) 변함 없이 누군가를 향하고,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감독 유키사다 이사오)다.

‘쿄이치’(오쿠라 타다요시)는 상대를 사랑하지 않아도, 누구든 곁에 두고 싶다. 그래서 학창 시절부터 자신을 좋아해 주는 여성들과의 수동적인 연애만 반복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교 후배인 ‘이마가세’(나리타 료)와 7년 만에 재회한다. ‘탐정’이 된 그는 ‘쿄이치’의 불륜 현장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며,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는다.

그날 저녁 함께 저녁을 먹은 두 사람. ‘이마가세’는 돌연 “예전부터 계속 좋아해왔다”며 고백하고, 어쩌다 휩쓸린 ‘쿄이치’는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되지만, 자신의 진정한 연인으로는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런 남자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그의 곁에 머무르고 싶은 또 다른 남자의, 좋아해서 행복했고 또 괴로웠던, 누군가를 치열하게 사랑해 본 사람들을 위한 강렬한 이야기다.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 스틸. 사진I홀리가든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러브레터’(1999), ‘4월 이야기’(2000) 등 이와이 ?지 감독의 작품에서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 ‘나라타주’(2018) 등을 연출한 멜로 영화의 거장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첫 퀴어 작품이다. 일본의 탑 아이돌이자 쟈니스 소속의 그룹 ‘칸쟈니8’ 멤버 오쿠라 타다요시와 일본 대세 배우 나리타 료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쿄이치’로 분한 오쿠라 타다요시는 누구든 빠져들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이마가세’의 나리타 료는 해 짝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흡입력 높은 연기로 압도적인 역량을 입증한다. 미치도록 애절한 사랑을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원작 만화의 본질을 담지만 전혀 다른 텐션이다. 두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야기의 흐름에 중점을 두고, 영화적 요소를 극대화 시켜 호기심과 몰입도를 높였다. 이성적으로는 (좋아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이 감정이 먼저 끌려버리고 마는 갈등의 상황과 강한 질투심, 혼란과 스스로도 정의 내리기 힘든 복잡한 사랑의 감정을 리얼하고도 덤덤하게, 때로는 눈물샘을 자극하며 아름답게 그려낸다.

동성애와 이성애, 성별에 관계없이, 오로지 ‘사랑’으로 수렴되어 간다. 이들을 가로 막는 갖가지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해방되어 있기 때문일까. 영화 속 두 주인공은 현실보다 더 행복해 보이기도, 괴로워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메가폰 특유의 서정적인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이 조화를 이룬다.

‘퀴어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나 선입견을 벗어 던지면, 충분히 빠져들 수 있다. ‘사랑’ 그 자체에 대한 새로운 탐구, 로맨틱한 집중, 슬픈 회상이다. 예외가 되는 순간, 사랑은 시작된다. 누군가의 시작과 누군가의 끝에서, 계속되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다.

오는 8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31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