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올리려 … LIV골퍼 '변방' 아시아로
우승땐 랭킹포인트 24.42점
DP월드투어보다 점수 높아
상금도 100만달러로 인기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패트릭 리드, 브라이슨 디섐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세계적인 프로골퍼들이 아시안투어 개막전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대부분 LIV 골프 리그 소속 선수다. 이 덕분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나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와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골프 변방' 아시안투어가 이번주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압둘라 경제도시에 있는 로열 그린스 골프&컨트리클럽(파70)에서 끝난 2023시즌 아시안투어 개막전인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1라운드. 리더보드 상단은 LIV 골프 선수들로 메워졌다. 대회 첫날 아브라암 안세르가 7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에 올랐고, 올해부터 LIV 골프 리그에 합류하는 세바스티안 무뇨스가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세르히오 가르시아와 루이 우스트히즌이 공동 3위를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을 노리고 있다.
굵직한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뿐만 아니라 PGA투어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들이 아시안투어까지 출전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다. 거꾸로 얘기하면 LIV 골프 선수들이 PGA투어에 출전하지 못해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기 어려워지자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PIF에서 이들을 위한 대규모 대회를 연 셈이다.
상금만 봐도 입이 떡 벌어진다. 이 대회 총상금은 500만달러. 우승상금도 100만달러나 된다. 지난해 아시안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김시환은 당시 62만7458달러를 벌었다. 이 대회에서만 우승해도 지난해 상금왕보다 훨씬 많이 벌게 된다.
세계랭킹 포인트도 엄청나다. 일반적인 아시안투어 대회 우승자가 받는 세계랭킹 포인트는 고작 5~7점. 하지만 이 대회 우승자는 무려 24.42490점을 받는다. 같은 기간 열리는 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자가 받는 세계랭킹 포인트(34.77978점)보다는 낮지만 DP월드투어 라스 알카이마 챔피언십 우승자 포인트인 17.65점보다 7점가량 높다. 또 PGA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11.14점)의 2배가 넘는다. 아시안투어 대회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우승 포인트다. 대회에 참가한 LIV 골퍼들의 세계랭킹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톱10에 든 선수는 4위 캐머런 스미스뿐이지만 세계 톱50에 든 선수는 캐머런 영, 호아킨 니만 등 총 7명이나 된다. 세계랭킹 톱100으로 늘리면 20명이나 출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큰 상금에 PGA투어 신인왕 출신 캐머런 영 등은 허락을 받고 이 대회에 출전했다. 아시안투어 소속 선수들에 비해 실력이 뛰어난 이들이 많은 세계랭킹 포인트를 가져갈 최적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아시안투어 개막전이자, 이 대회의 메인 스폰서인 사우디 국부펀드 PIF의 속내다.
반면 이례적인 큰 무대에 아시안투어 소속 선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보너스와 같은 큰 상금을 받을 기회가 생겨서다. 대회 첫날 김민규가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이며 패트릭 리드·제이슨 코크랙(이상 미국), 리처드 블랜드(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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