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국민연금 받을 수 있을까

2023. 2. 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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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2055년에는 고갈된다고 한다. 1700만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의 은퇴가 밀려오고 있다. 젊은이들은 "내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굳이 지금 연금 보험료를 내야 하나요?"라며 의구심을 가진다. 모든 세대가 연금 걱정 없는 안정된 삶을 기대한다. 이제 국가 자산을 총동원해 노후 걱정 없는 시스템을 만들 때다.

첫째, 최우선 과제는 올해 안에 연금개혁을 해내는 것이다. 지금 국회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이 모여 치열하게 토론하고 있다. 연내 반드시 연금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둘째, 국민 금융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 공제회 등에 2000조원이 축적돼 있다. 자산별 운용의 자율성은 유지하되, 나라 경제와 국민의 삶을 지키는 국가 전략 속에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셋째, 300조원 퇴직연금을 다시 설계할 때다. 퇴직연금은 2030년대엔 800조원, 2040년대엔 10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수익률이 2%대로 매우 낮다. 미국은 1981년 강력한 세제 혜택을 주는 '401K 연금 제도'를 시작해 주식형 펀드에서 8%대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구 자산의 약 80%를 부동산이 차지한다. 부동산에서 벗어나 주식으로도 재산을 모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확실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 참여정부 시절 연기금의 주식 투자를 허용하면서 700이었던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서는 데 기여했다.

넷째, 연금 수익률을 더 높여야 한다. 그래야 연금 안정성이 생긴다. 국부펀드의 역할을 강화하자. 싱가포르의 테마섹과 투자청(GIC)을 배워 과감한 투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한국투자공사(KIC)'를 만들었다. 지금 약 240조원 규모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에 기초하므로 공격적인 투자에 한계가 있다. 국부펀드에 대한 보다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

다섯째, 기업도 키우고 연금 수익도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세컨더리 펀드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세컨더리 펀드는 전체 벤처 펀드의 5.4%(2022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오늘날 K벤처를 이끄는 유니콘기업 대부분이 외국 자본의 힘을 빌려야 했다. 이제 강력한 투자은행(IB) 역량을 갖춘 KDB산업은행이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 자산과 KDB산업은행의 장점을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자.

여섯째, 국가가 보유한 주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은행, 인천국제공항 등 약 290조원의 국유증권이 있다. 과거 1988년 포스코, 1989년 한전 등 공기업 주식을 국민주로 나눈 경험이 있다. 하지만 국민은 이 주식을 오래되지 않아 처분했다. 국가의 주식을 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해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해보자.

보조금 경제에서 투자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은 국민 금융자산 2000조원, 국유 토지자산 2400조원을 갖고 있다. 국가의 총자산을 한눈에 보고 전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이 행복하게 사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 행복이 국가의 존재 이유고, 일류 국가로 가는 길이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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