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닮은 부동산 버블 … 해법은 '금융 민주주의'

고보현 기자(hyunkob@mk.co.kr) 2023. 2. 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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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경제학 로버트 쉴러 지음, 정준희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1만6800원

이례적인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등 눈앞에 위기가 아른거리는 시대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흡사하다고 주장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의 부실 문제와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면서 국내 경제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책 '버블 경제학'의 저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또다시 찾아온 경제 위기에 맞서 과거 발생했던 부동산 버블 사태를 돌이켜봤다. 거품경제의 몰락을 예언했던 그는 금융시장, 부동산시장 등 폭넓은 분야를 망라하며 글을 써왔다.

책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었던 미국의 주택대출 시장을 살펴보고 지난 100년간 주택시장이 변화해온 발자취를 분석한다. 저자는 당시 서브프라임 위기의 진짜 원인은 익히 알려진 주택대출업체들의 부도덕과 탐욕,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잘못된 판단이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버블이었다는 결론을 내놓는다.

부동산 버블에 불을 지피는 원동력은 시장과 언론이 만드는 '사회적 전염'이다. 특정 자산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언론에서는 관련 뉴스를 끊임없이 보도하며 세간의 관심을 끈다. 일반 투자자가 이를 새로운 기회라 여기고 참여하는 순간 투기적 버블이 생기면서 결국 붕괴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현대 의학이 널리 퍼지면서 한때 창궐했던 디프테리아와 황열병 같은 전염병을 우리가 잊어버리게 된 것처럼, 현대 금융이 민주화되면 이러한 문제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반복되는 버블의 역사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으로 작가는 금융민주주의라는 카드를 제시한다. 과거 버블과 같은 상황이 닥쳐오는 지금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주택·금융시장의 제도적 토대를 바로잡고 금융 혁신 모델을 강화하는 등 시장경제를 안정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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