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희' 배두나 "촬영하며 장학사의 대사에 모멸감 느껴, '그알' pd의 얼굴 표정 나 같았을 것" [인터뷰M]

김경희 2023. 2. 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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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의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일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음 소희'에서 ‘소희’의 자취를 되짚는 형사 '오유진'을 연기한 배우 배두나를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상업영화 예술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로도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경계없는 글로벌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배두나는 '도희야'에 이어 정주리 감독과 두 번째 작업으로 두 번 연속 칸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명실상부한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가 되었다.

극에 주인공으로 참여는 했지만 실존 인물이 아닌 허구의 인물을 연기한 배두나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보다 저는 부담이 적었다. 감독님이 실제 사전을 취재한 분이 쓰신 책을 읽고 형사라는 캐릭터를 생각해 내셨다고 하더라. 그 기자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라며 어떤 마음으로 참여했는지를 이야기했다.

실존 인물이 아니어서 연기의 부담은 덜었지만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여서 연기하는 마음은 편치았았다고. 배두나는 "엔딩에서는 거의 멘탈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다. 이 작품을 선택할 때부터 그럴 줄 알았고, 실제로도 이 사건에 매달렸던 많은 분들이 이런 비슷한 기분을 겪으셨을 거라 생각했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소희'의 친구들을 만나며 굳은살이 배긴 그들의 손, 콜센터, 학교, 형사 과장 들을 만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제가 멘탈이 나가면서 벽에 부딪힌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회 고발을 하려다가 의지가 꺾인 사람들에 대한 응원을 같이 담는 작품이었다."라며 후반부 촬영 당시에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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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며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방송이 되었던 소재였다. 방송을 보면 많은 시청자들이 PD의 뒷모습을 보고 계실 텐데 만약 그분의 앞모습을 봤다면 아마도 '유진'과 같은 표정이 아니었을까 싶더라. 관객들이 얼마나 씁쓸할까 싶었고 답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작품을 촬영하며 각별한 느낌이 들었음을 이야기했다.

배두나는 후반부 촬영을 진행하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교육청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소희'의 행적을 추적하다가 결국 '유진'이다음 '소희'가 되어 버린 거다. 막막하고 답답해서 마지막에는 모멸감까지 느낀 게 교육청에서의 장면이었다. 그때 장학사가 했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적당히 좀 하시자'라는 말에 너무 흥분했고, 눈물이 날 만큼 충격을 받았다. 서로 주고받는 게 대사인 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뭔가가 확 꺾이는 느낌이 들더라."라며 영화 속 상황이었지만 현실감으로 느껴져 유난히 더 마음이 무거웠다고 이야기했다.

배두나는 "'소희'와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유진도' '소희'가 느낀 걸 그대로 느끼며 서로 같은 길을 간다는 생각이 들더라. 엔딩에서 '소희'의 동영상은 '유진'에게 주는 선물 같은 거라 생각했다."라며 '소희' 역시 극중 '소희'가 아닌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실제 실습생 희생자들까지 끌어안는 마음을 드러냈다.

배두나가 연기한 '오유진'은 개인적인 일로 한동안 자리를 비웠다가 오랜만에 서에 복귀한 형사이지만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고 사람들 사이를 곁도는 형사다. 그런 '오유진'이 복귀하자마자 담당한 사건이 '소희'의 사건이었다.

작품 속에서 '유진'에 대한 이야기는 지나가는 몇몇 대사로만 표현된다. 관객들이 '소희'의 이야기에 집중하길 바랐기에 '유진'의 전사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배두나는 이야기하며 "감독님께서 아주 짧게 이야기해 주셨다. 약 10여 년 동안 어머니의 병간호를 해왔던 인물인데 얼마 전에 돌아가시고, 휴직을 1년 정도 했던 본청 강력반 소속의 형사라고 하셨다. 다시 복귀를 기다리는 인물이며 굉장히 지치고 어두운 사람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이 이야기와 대본에 쓰여있는 대사들을 토대로 인물의 백그라운드를 만들었다. 대사 중 '힘들 일을 하면 더 존중받아야 하는데 그런 일하는 사람을 무시한다'라는 게 있는데 아마도 이런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을 여자라 생각했다."라며 어떻게 캐릭터를 입체적인 인물로 쌓아갔는지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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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다소 놀라운 장면은 배두나가 힙합 춤을 추는 모습이다. 배두나도 "정색하고 춤추는 게 너무 웃기지 않나?"라며 쑥스러워 했다. 그러며 "그 역할을 한 게 저여서 관객들이 당황할 수 있겠으나 실제 제가 베이킹을 좋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형사라고 해서 그런 취미를 갖지 말라는 법은 없을 거다. 아마도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취미일 텐데 어머니 병간호 때문에 못 해왔던 거라 생각했다."라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러며 "영화를 하겠다고 할 때까지 춤추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결정하고 나서 연습실에 갔더니 장르가 힙합이고, 심지어 춤추는 무리의 센터에서 춤을 푸더라. 너무 잘 춰야 한다고 해서 부담스러웠지만 따로 한 달 정도 배우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원래도 춤은 좋아한다. 막춤을 좋아하고 파티가 있으면 헤드뱅잉을 할 정도로 잘 즐기는 편인데 멤버들과 합을 맞춰야 하는 힙합은 처음이라 '난 잘 출수 있다'라고 마인트 컨트롤을 하며 연습했다."라며 춤추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작품의 1부를 담당한 김시은 배우에 대해서 배두나는 "어떤 역할을 맡아도 물들일 수 있는 투명한 배우"라며 극찬을 했다. "순수하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눈빛을 갖고 있더라. 확실히 우리 또래의 배우들보다 더 똑똑하고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통통 튀는 장면을 보고 있는데 가슴이 시리더라. 거침없는 힘이 있고, 극을 이끌고 가는 씩씩함도 느껴졌다."라고 김시은의 매력을 언급한 배두나는 "다른 작품에서도 만나고 싶다. 그때는 코미디를 같이 해보고 싶다. 김시은이 너무 잘 할 것 같다."라는 바램을 드러냈다.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다음 소희'는 2월 8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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