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서 찾았다…1분기 깜짝 수익률 안겨줄 종목들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3. 2. 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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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1분기 실적 기대株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월 26일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증권가에 전파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970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예상치)보다 20% 낮게 나온 것이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이익 수치는 실제 이익을 크게 빗나갔다. 이들의 순이익 예상치는 실제 순익보다 51.2%나 높았다.

실적 발표 이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2거래일 동안 5.3% 하락했다. 외국인투자자도 예상치 못한 실적 악화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처럼 국내 주식의 단기 방향성은 '실적'과 '수급'이 좌우한다. 두 요소를 감안하지 않고 투자한다면 반드시 실수(실적과 수급의 앞 글자)하게 된다는 뜻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 '탑건'들인데도 이들의 총구는 과녁이 아닌 허공으로 향했다. 지난 1월 초(잠정 실적)에 이어 1월 말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영업이익이 4조3061억원이었다. 이는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값보다 무려 37.4%(에프앤가이드 기준) 낮았다. 반도체를 포함한 디바이스솔루션(DS)사업부가 충격의 진원지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고작 2700억원이었다.

실적 발표 전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DS사업부 이익을 5000억~1조원으로 예상했다.

실시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재고 사정에 밝은 애널리스트들이 이 같은 오판을 하면서 증권사 신뢰도까지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오디오 회사 하만을 인수했는데, 하만의 4분기 영업이익이 37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만의 이익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이익을 뛰어넘을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셈이다.

1월 말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곳은 코스피·코스닥 1위 기업 등을 포함해 모두 32곳이다. 삼성전자와 에코프로비엠처럼 실제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치보다 10% 이상 낮게 나와 실적 충격을 기록한 곳은 20곳(62.5%)에 달했다. 이와 달리 과녁(실제 이익)에 근접(추정치 -9~9%)해 실적에 부합한 비율은 21.9%에 그쳤다.

예상보다 실적이 10% 이상 잘 나와 '깜짝 실적'을 기록한 곳은 전체의 15.6%였다.

그러나 애널리스트의 '공부 부족'을 탓하기엔 과녁을 정확히 맞히기 어렵게 하는 요소가 많은데, 이 중 분기 가이던스(전망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 상장사들은 분기 전망치를 제시하며 애널리스트와 활발하게 소통한다. 최근에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함께 내놓는 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이 풀리기 직전까지 미국 시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움직이는 시장이었다. 이들을 향해 전망치를 제시하고, 상장사 실제 실적이 이를 충족하면 기관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사들이는 중장기 수급이 일어난다.

미국의 경우 '보수적 분기 전망치 제시→월가 애널리스트 예상치 정확도 상승→실적 발표(예상치 부합)→장기 투자자 유입→주가 중장기 상승' 코스를 밟는다.

지난 1월 초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작년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으로 10.45달러를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10.28달러)보다 1.7% 높은 수치다. 앞서 브로드컴이 제시한 전망치 덕분에 실제 실적이 월가 예상치와 부합했고, 1월 주가 상승률은 5%를 기록했다.

국내 상장사는 일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제외하곤 이런 분기 전망치 자체가 없다.

게다가 기업의 전망치가 실제 달성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라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 수치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깜깜이 추정이 다반사라고 말한다. 코로나19와 같은 글로벌 외부 변수까지 터지면 수출 기업의 정확한 실적 추정은 불가능에 가까운 '꿈'이라고 항변한다.

실적 추정치를 믿기 어려운 상황 속에선 국내 증시만의 유일한 이점을 살려야 한다.

국내 증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인투자자 동향이 실시간으로 나온다. 미리 외국인 '머니 무브(수급)'가 이뤄지는 실적 개선주를 찾으면 실수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올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국내 상장사 167곳을 분석했다.

이 중 올 1월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난 곳은 115곳이었다. 여기서 작년 1분기 영업이익보다 올 1분기 이익이 증가하는 곳은 61곳으로 줄어들었다.

기관투자자들까지 가세해 외국인과 쌍끌이 순매수에 나선 상장사는 23곳으로 좁혀졌다.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올해에는 주가 지표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1월 수급이 좋은 23곳 중 PBR이 1배 미만인 곳은 10개 상장사(은행·증권사 제외)로 나타났다. PBR이 1배가 되지 않는 것은 주가가 회사 장부가치보다 낮아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주행거리 호재와 실적 개선, 외국인·기관 동시 순매수 요건을 모두 갖췄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2월 1일 전기차 '아이오닉6'가 테슬라를 능가하는 주행거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아이오닉6는 미국 환경보호청 실험 결과 한 번 충전 후 최대 581㎞를 달렸다. 이는 테슬라 모델3 차량의 576㎞를 뛰어넘은 수치다. 이 같은 세단 경쟁력에 따라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새 3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호재에 앞서 1월 2209억원 순매수에 나선 바 있다.

이마트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BR이 0.26배에 불과하다. 이 상장사는 작년 4분기에 스타벅스 캐리백 보상 문제로 실적이 악화된 것이 주가 저평가 원인이다. 스타벅스가 소비자들에게 나눠준 가방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되면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손실이 커졌다.

이 회사는 이마트 자회사로 스타벅스의 최근 손실분이 이마트의 이익을 낮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악재는 일회성이었고, 이마트 영업일이 늘어나는 대형 호재를 앞두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과 자정 이후 영업금지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작년부터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이 규제가 풀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올 1분기 이마트 영업이익은 988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86.8%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1월 한 달 이마트 주식을 각각 269억원, 130억원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1월 주가는 10% 올랐다. 이는 코스피 상승률(9%)보다 높았다.

게임주 NHN은 그동안 비용 부담 탓에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날 것이란 예상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 979억원의 연간 이익에서 2022년 400억원대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올 1분기엔 영업이익이 1년 새 13.7% 늘어날 전망이다. 유명 게임 브랜드 '한게임'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심산이다. 작년 10월 게임 개발 자회사 'NHN빅풋'을 흡수합병하면서 사업을 통합하고 비용을 줄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NHN벅스 등 자회사 가치가 저평가돼 PBR이 0.51배에 불과하다.

광고 회사 이노션은 작년 말 김정아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를 창립 이후 최초로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전열을 다졌다.

작년에는 광고 대목인 월드컵 경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굵직한 스포츠 경기가 부족해 비용 절감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의 일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추정 영업이익 278억원은 1년 새 10.7% 늘어난 수치다. 1월 한 달 주가가 11% 이상 오르면서 PBR은 0.94배까지 다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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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호 엠플러스센터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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