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세입자 5명 중 1명, 100만원 넘는 '고가 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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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전세 사기' 사태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자 전국 아파트 월세가 크게 올랐다.
특히 서울은 월세 1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계약도 급증하며 부동산 침체기 속 집을 사기보단 고가 월세를 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계약건수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로 1년간 14건의 1000만원 이상, 3건의 2500만원 이상 월세계약이 각각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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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 100만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8만812건으로, 전년(6만4712건) 대비 2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량(41만5445건)의 19.1%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월세로 사는 세입자 5명 중 1명이 매달 100만원 이상의 차임을 내고 있는 셈이다.
월세 100만원 이상 아파트 거래량은 2017년(2만4015건)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 2만4395건, 2019년 2만6051건, 2020년 3만2668건으로 늘어났다. 고액 월세는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3법) 시행 6개월 후인 2021년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 증가폭이 더욱 늘어나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폭등했다.
지난해 고가 월세 거래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증가했으나 특히 수도권 증가율이 높았다. 서울이 3만3116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경기(2만7663건) 인천(5141건)이 뒤를 이었다. 부산(3632건) 대구(2672건) 충남(1266건) 경남(1062건) 충북(964건)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국에서 월세가 가장 높은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 전용면적273.96㎡(6층)로 3월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경기에서는 고양 일산동구에 위치한 '킨텍스원시티' 전용면적 148.9㎡(49층)가 3월 보증금 3억5000만원, 월세 1200만원에 계약됐다. 같은 기간 인천 최고가 월세는 500만원이다. 연수구 송도동 '더샵퍼스트월드' 전용 179㎡(48층)가 9월 보증금 1억2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월세 1000만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월세도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1000만원 이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147건으로 전년(73건) 대비 2배가 넘는 수치를 보였다. 2018년 8건에 머무르던 월세 1000만원 이상 계약은 2020년 23건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2년 전의 6배를 넘어섰다. 월세 2000만원이 넘는 계약은 27건이었다. 2020년(12건)애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계약건수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로 1년간 14건의 1000만원 이상, 3건의 2500만원 이상 월세계약이 각각 체결됐다.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아크로서울포레스트 12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건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7건이 뒤를 이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연구원은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 우려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나 고액 월세 아파트 거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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