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준석, 사라진 장제원

박성의 기자 입력 2023. 2. 3. 14:49 수정 2023. 2. 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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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김용태‧허은아‧천하람 전대 출마에 ‘SNS 지원사격’
張, ‘김찍장’ 등 비윤계 공격에 SNS 폐쇄 조치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준석 전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인사들의 전당대회 출마가 이어지면서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 허은아 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 전 대표도 SNS 등을 활용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반면 이 전 대표의 정적(政敵)인 장제원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세를 애써 낮추는 모양새다. 비윤석열계 일각에서 '김찍장'(김기현을 찍으면 장제원이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등의 구호가 나오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SNS를 닫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사진 왼쪽)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전대 앞 뜨거운 이준석 SNS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설 수 없다. 대신 이 전 대표의 측근들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31일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일반 최고위원직에 도전장을 내민 데 이어, 3일 허은아 의원과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각각 일반 최고위원과 당 대표직 출마를 선언했다.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한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친이준석계로 분류된다.

이 전 대표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허은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동시에 SNS를 활용해 이들을 간접 지원하기 시작했다. 김기현 의원을 밀고 있는 당내 친윤계의 언행도 연일 저격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주변에 간재비(뜸만 들이고 간만 보는 사람)와 하고재비(무슨 일이든 하려고 덤비는 사람) 영업하는 사람 있으면 조기에 정리해야 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이 글을 올리기 몇 시간 전에는 "항상 선거는 차선이나 차악을 뽑지 않고 최선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명심하자"고 주문했다. 당 대표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다음 날에는 페이스북에 "지금 당원 명부가 제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 후보 지지 전화를 당협 명의로 돌려서 받으신다면, 녹취를 해서 전달해주시라"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공개했다. 이어 "당협에서 특정 후보에게 전화번호를 유출한 것이 아니라면, 지금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이 조직을 동원해 친윤계 후보를 밀고 있다는 일각의 의혹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내놓는 메시지의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당수 청년당원의 여론을 이 전 대표가 이끌 것이란 전망에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권을 지닌 책임당원은 약 80만 명인데, 이들 중 20~30세대가 30%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반감을 갖고 있으며, 당원 약 10만 명이 이 전 대표 지지층이라는 게 비윤계 측의 분석이다.

전대 앞 폐쇄된 장제원 SNS

이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원외 사격에 나선 가운데 공교롭게도 그의 숙적인 장제원 의원은 존재감을 감추는 모습이다. 여권 일각에선 장 의원이 당내 '반윤핵관' 정서를 의식, 친윤 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백의종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 들린다. 최근 여권에선 '김찍장'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장 의원이 친윤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고 싶어한다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 전 대표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달 14일 전당대회와 관련해 "이번 전당대회는 자기가 누구 밀어서 사무총장 해서 공천 파동 일으키고 싶다는 사람을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인을 향한 논란이 이어지자 장 의원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저를 대통령 뜻까지 왜곡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으려 하고 있다"며 "이런 정치현실이 참 개탄스럽다"고 적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장제원의 개인 정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긴 후 페이스북을 닫았다.

장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무슨 얘기를 했을 때 본인 생각과 맞으면 '윤심'이라고 하고, 본인 생각과 다르면 '윤심 왜곡'이라고 한다"며 "그렇게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장 의원은 이어 "정치를 하면서 단 한번도 자리를 탐하거나 자리를 놓고 거래한 적이 없다"며 "일부 후보 측에서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정치적 음해를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면 장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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