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소재 3총사’ 바닥 지났나… 中 경제활동 재개에 기대
효성그룹의 소재 부문 3개 계열사(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가 지난해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다 수출국인 중국이 코로나로 인한 봉쇄를 이어갔고,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들 3사는 올해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앞둔 중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매출 8조8273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3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1.32% 급감했다.
효성티앤씨는 합성섬유인 스판덱스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스판덱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봉쇄로 직격타를 맞았다. 중국 스판덱스 공장 가동률은 2021년 90% 중후반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8월 50%대까지 내려앉았고, 2021년 평균 11일 수준이었던 재고일수도 지난해 50일 수준까지 크게 늘었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3조8414억원, 영업이익 31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77%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7.95% 줄었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사업은 타이어코드(타이어용 고강도 섬유 보강재)로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판가 하락이 겹쳐 수익성이 악화했다.
폴리프로필렌(PP)을 주력으로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효성화학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35% 늘어난 2조8786원을 기록했으나, 3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폴리프로필렌은 포장재와 섬유, 필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용 소재로 쓰이는데 경기 침체 등으로 전방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2021년 470달러까지 올랐던 폴리프로필렌 톤(t)당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값)는 지난해 2분기 1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들 3사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바닥을 다진 뒤 4분기부터 실적 개선 흐름이 보이고 있고, 올해 중국의 제로코로나 기조 폐지로 주요 제품의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스판덱스 수요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는 올해 세계 스판덱스 공급량을 9만1000톤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16만톤) 대비 43%가량 감소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공급은 줄지만 효성티앤씨의 생산량은 늘어나면서 수혜를 볼 전망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말 중국 닝샤 지역과 인도 내 신규 스판덱스 공장을 완공했는데, 올해 상반기 중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스판덱스 시황도 나아지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초 약 60% 수준에 그쳤던 중국 업체의 가동률이 최근에는 78%까지 상향됐음에도 재고일수는 여전히 35일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스판덱스 시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효성첨단소재도 올해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타이어코드 판매량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탄소섬유 사업 부문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태양광·풍력 발전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관련 설비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해 7월 2500톤을 증설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2500톤을 추가 증설해 총 9000톤까지 연 생산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효성화학 역시 업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톤당 89달러로 저점을 찍었던 폴리프로필렌 스프레드는 원재료인 프로판 가격 하락에 따라 4분기에 112달러로 반등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에 대해 “동절기 이후 프로판 가격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의 리오프닝 및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후 부양책으로 폴리프로필렌 수요가 늘면서 스프레드 및 수익성이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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