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도 없이 감옥 갇힌 인도 기자, 28개월만에 보석으로 석방

지난 2일(현지 시각) 28개월만에 풀려난 인도기자 시디키 카판/연합뉴스

취재 활동 중 체포되고서 재판도 없이 감옥에 갇힌 인도 기자가 28개월 만에서야 풀려났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기자 시디키 카판은 전날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의 수용 시설에서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석방 후 “나는 죄가 없는 언론인”이라며 “앞으로도 언론인으로 일하면서 가혹한 법 체제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판은 2020년 10월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 여성의 피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피살된 여성은 상위 카스트 남성에게 집단 강간을 당하고 나서 죽임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였다.

카판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인도대중전선(PFI) 소속으로 폭동 선동을 기도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은 열리지도 않았고, 카판은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수감되자 인권운동가들은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보석 석방 판결을 받았으나 또 다른 돈세탁 혐의가 제기되며 석방이 늦어졌다.

여러 외신은 2014년 힌두민족주의 성향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들어서고서 인도 내 종교갈등이나 무슬림 등 소수 집단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도는 특히 언론자유가 크게 위축된 나라로 알려져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집계하는 언론자유 지수 순위에서 지난해 인도는 조사대상 180개 국가 중 150위를 기록하며 전년보다도 10계단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