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함께 매립·소각되는 가족들…"장례 문화 정착 필요"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반려인 A씨는 새끼 강아지 때부터 10년 이상 키운 반려견이 노환으로 죽자 동네 뒷산에 묻어줬다.
최근 국민 10명 중 4명은 A씨와 같이 '반려동물이 죽은 후 사체 매장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에 합법적인 장례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5년 이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사체 처리 방법을 '주거지나 야산에 매장 또는 투기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41.3%(413명)로 나타났다.
동물사체의 매장 또는 투기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45.2%(452명)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 허가 안 받은 동물 사체 매립은 불법
3일 한국동물장례협회 등에 따르면 폐기물관리법상 동물 사체와 같은 생활폐기물을 지정된 장소나 방법에 따르지 않고 버리거나 허가·승인·신고된 처리시설이 아닌 곳에서 매립 또는 소각한 자에게는 1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본인 소유의 땅에도 동물 사체를 함부로 묻으면 안 된다.
반려동물 사체를 땅에 묻을 경우 자칫 멧돼지 등 다른 야생동물들이 파헤칠 우려도 있다.
합법적인 동물 사체 처리방법은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 △동물병원에 처리 위탁해 의료폐기물로 소각 △동물 전용 장묘시설 이용 등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물 사체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리거나 동물병원에 처리 위탁하는 것은 "가족으로 살았던 동물을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동물 사체의 경우 다른 쓰레기와 함께 매립된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종량제 봉투에 사체를 넣으면 수거하는 사람들이 놀랄 수도 있다.
통상 수수료가 5만원부터 시작하는 동물병원 처리 위탁은 애견·애묘인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폐기물관리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동물병원에서 배출되는 사체 등 조직물은 전용용기에 넣어 수거된다. 소각장에서는 조직물만 따로 모아 태우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은 주사기, 알코올솜 등 다른 의료폐기물과 함께 소각된다.
◇ 피해 방지 위해 합법 업체 확인해야
이에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 고양이도 장례를 치러주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에서는 길고양이, 애니멀 호더로부터 학대당한 고양이 등을 구조해 치료하고 개별 장례까지 치러주고 있다.
유주연 나비야 사랑해 대표는 "고양이들이 살아있을 때 잘 먹고 아픈 곳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마지막 가는 길을 소중히 보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장례비가 비싸고 장례식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부족하지 않다며 '혐오시설'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이 죽어도 장례를 치러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어 장례식장 중에 화장장이 쉬고 있는 곳들이 꽤 많다"며 "혐오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위치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례비도 기본 20만~30만원선이고 홈페이지에 비용이 공개돼 있다"며 "이 금액은 단순 화장비용 뿐만 아니라 추모실 사용비, 인건비 등이 다 포함된 가격이다. 추가비용은 개인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는 67개다. 오는 4월부터는 동물장묘업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 영업자 준수사항이 강화된다.
펫닥 포포즈 관계자는 "합법적인 장례업체 확인은 동물장묘업 등록증이 있는지, e-동물장례정보포털에 등록이 돼 있는지, 허가사항에 장례·봉안·화장이 모두 허가된 업체인지를 보면 된다"며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자리 잡은 만큼 마지막까지 소중히 보내주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등록이 돼 있는 반려동물이 죽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소유자는 동물등록 말소(폐사)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서 할 수 있다.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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