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에듀테크서 번진 스타트업 아이디어 표절 논란

교육앱 ‘오르조’ 내놓은 스타트업 슬링
“비상교육 ‘기출탭탭’이 표절” 주장
비상교육 “핵심서비스, 디자인 표절 아냐” 반박

슬링이 선보인 교육 앱 오르조(왼쪽)와 비상교육의 기출탭탭의 문제 화면 모습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업계를 이끄는 대·중견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베꼈다는 논란이 에듀테크 분야에서도 불거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듀테크 스타트업 슬링은 상장사인 비상교육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출탭탭’이 자사의 교육 앱 ‘오르조’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2020년 11월에 출시한 오르조는 태블릿PC와 스마트 펜슬을 활용해 수능 등 각종 기출문제와 사설 모의고사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다. 자동채점과 문항별 타이머, 오답노트, 학습플래너 등의 기능을 탑재했고, 누적 다운로드 수가 20만건이 넘을 정도로 수험생들에게 인기있는 학습 앱이다.

슬링이 표절을 주장하는 대목은 비상교육의 기출탭탭의 앱 디자인, 화면분할 기능, 자동채점 기능, 오답노트 등의 기능과 부분 유료화 모델 등이다. 문제풀이 화면에서 펜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을 분할하고, 이를 움직이게 하는 기능은 기존에 볼 수 없는 것인데 비상교육이 표절했다는 것이다. 슬링은 화면분할은 특허청에 해당 디자인을 등록, 특허권도 있다고 주장했다. 슬링은 이 같은 주장을 담은 내용증명을 지난달 4일 비상교육에 보냈다.

이에 대해 비상교육은 “디자인권 침해는 슬링의 일방적 주장이고 핵심 서비스를 표절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비상교육은 3일 입장문을 내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디바이스는 직사각형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띄고 있어, 디자인물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자연스러운 디자인의 결과라 주장했다. 화면분할과 분할된 화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두고는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당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여서 디자인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며 “앞서 특허법인을 통해 오르조 서비스 관련 등록 디자인과 기출탭탭 디자인이 전혀 유사하지 않다는 변리사의 검토를 거친 회신서를 발송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상교육은 자동채점과 문항별 타이머, 오답노트 등의 기능과 부분 유료화 등의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자동채점 기능은 “슬링이 오르조를 출시했을 무렵 타사도 갖고 있던 서비스여서 오르조만의 핵심기능이 아니”라는게 비상교육 측 설명이다. “부분 유료화 등 수익모델 역시 비상교육이 201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와이즈캠프 등 스마트 학습 서비스 대부분이 가진 수익모델”이라 덧붙였다.

비상교육은 이 같은 주장을 담은 내용증명을 지난달 27일 슬링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슬링은 이에 대해 “특허가 있는 디자인을 누구나 쓸 수 있다면 특허청에 해당 특허의 취소 판정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년여간 혁신 창업기업이 급부상하면서 중견,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베꼈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생활연구소의 청소도우미 매칭 서비스인 ‘청소연구소’의 UI와 UX를 LG유플러스의 홈인 앱이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에도 스타트업 알고케어가 개발한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를 롯데헬스케어가 따라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