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여의도 절반 ‘초대형 감옥’ 세운 까닭
성인인구 2% 수감···인구 대비 비율 1위
‘범죄와의 전쟁’ 기존 교도소 과밀화 심각
강도 높은 갱단 소탕 작전을 펼치며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미 대륙 최대 규모 교도소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부지 면적이 여의도의 절반 크기를 웃도는 규모다.
엘살바도르 법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테콜루카 인근 외딴 지역에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테러범수용센터’의 문을 열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이 교도소는 165만㎡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은 23만㎡ 규모다. 축구장(7140㎡) 230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크기다. 2.1㎞에 이르는 교도소 둘레에는 11m 넘는 콘크리트 벽과 전기 울타리, 19개의 망루를 설치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곳에서 흉악범 4만명이 수용돼 노역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시리스 루나 법무부 차관은 “850여명의 군·경 인력이 밤낮으로 경비를 한다”며 폐쇄회로(CC)TV를 비롯한 각종 감시 시스템 역시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규모 교도소는 기존 교도소의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성인 인구의 약 2%가 수감돼 있는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인구 대비 수감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3월27일 “폭력적인 갱단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용의자에 대한 영장 없는 체포를 허용했다. 이후 6만2000여명의 갱단 용의자와 그 협력자들이 체포됐다.
마구잡이 검거 과정에서 범죄와 무관한 일반인도 잡혀 들어가는 등 인권 침해 논란이 빚어졌고, 교도소는 수용 능력을 초과한 ‘콩나물 시루’가 됐다.
이전까지 엘살바도르에서 가장 큰 규모였던 라에스페란자 교도소에는 수용 가능 인원 1만명을 3배 이상 초과한 3만3000명이 갇혀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는 교도소 수용 공간이 충분하다”며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국가에서 아메리카 대륙 내 가장 안전한 국가로 탈바꿈했다”고 썼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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