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물가 두 배'…아르헨티나, 고액권 발행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통화 팽창에 화폐 가치 급락
낮아진 화폐 가치에 브라질과 공동통화도 발목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아르헨티나가 최고액권을 새로 발행한다.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급락한 데 따른 고육책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공개한 2000페소 신권 도안.(사진=아르헨티나 중앙은행)

BBC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2000페소 지폐 발행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2000페소 지폐가 발행되면 현재 통용되는 페소화 중 최고액권이 된다. 지금까진 1000페소권이 최고액권이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최고액권 발행을 결정한 건 ‘살인적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아르헨티나 물가는 94.8% 올랐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1991년 이래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이 통화 발행량을 늘린 탓이다.

이처럼 물가가 급등하면 화폐 가치는 급락할 수밖에 없다. 1년 전만 해도 1000페소는 9.5달러(약 1만1600원)로 바꿨지만 지금은 5.3달러(약 6500원)까지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 암시장 환율은 1000페소당 2.7달러(약 3300원)으로 더 낮다. 이처럼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전보다 더 많은 화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액권이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함께 추진하려는 무역용 공동 통화 도입도 발목을 잡고 있다. 공동 통화를 도입하려면 양국 간 화폐 가치가 비슷해야 하는데 브라질 헤알화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박종화 (bel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