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기억과 기록] "영종도 의사, 딸을 보지도 않고 사망 판정.. 편법으로 처리"

MBC라디오 2023. 2. 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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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씨 (10.29 참사 희생자 故 최다빈 어머니)>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딸.. 배려심 깊었었다
- 마라톤 출전하는 등 운동을 좋아해.. 활력 넘치던 아이
- 아이가 병원에 있다는 걸 친구에게 들어.. 정부는 연락 없어
- 어디 있는지 모른다던 공무원들, 쉬쉬하며 병원 위치만 알려줘
- 인천 영종도 의사가 사망 판정.. 보지도 않고 편법으로 처리
- 검시필증, 10분이면 나온다는데. 검사들, 5시간 동안 붙들어
- 내일 시민추모대회.. 특별법 제정-독립적 조사기구-특검 필요
- 49재 때 尹 일정 기막혀.. '민원처리결과 안내' 공문? 받지도 못해
- 딸이 다니던 교회 목사 "왜 이태원 갔나".. 명예 되찾아줄 것
- 딸이 남긴 따뜻한 추억으로 견뎌내.. 다시 만나면 꼭 안아줄게!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정미경 씨 (10.29 참사 희생자 故 최다빈 어머니)


☏ 진행자 > 저희가 매주 금요일 이 시간에 10.29 참사 희생자 유족 분들을 만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만나 뵐 분은 故 최다빈 씨의 어머님 정미경 씨입니다. 바로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어머님.

☏ 정미경 > 네.

☏ 진행자 > 참사가 벌어진 지도 어느덧 100일이 다 되어가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어머니.

☏ 정미경 > 시간이 그날에 멈춰버렸는지 그날 이후로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는지 모르겠어요. 아이 핸드폰에서 사진 동영상 아이가 써놓았던 글들을 보기도 하고 앨범을 보고 그때 일을 떠올리기도 하고 주말에는 아이가 있는 곳에 가족과 함께 가서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도 하고 아이 아빠는 틈틈이 녹사평 분향소에 가서 아이 영정 곁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고 또 신문이나 유튜브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보도를 찾아가지고 종이에 기록하면서 우리 아이가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국정조사에서 다 밝히지 못했던 그 이유를 혼자서라도 찾아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100일이 지났네요.

☏ 진행자 > 그러게요. 고인이 삼남매 가운데 막내였다면서요. 어떤 존재였어요?

☏ 정미경 > 아이 아빠에게는 마음이 제일 잘 통하고 주말에는 술친구가 되어줬던 친구 같은 늦둥이 막내딸이었고요.

☏ 진행자 > 아빠 술 친구였어요?

☏ 정미경 > 네, 아들이 술을 못하거든요. 그리고 저에게는 늘 밝은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귀염둥이 막내딸이었고 오빠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랑스러운 막내 동생이었고 언니에게는 한없이 좋기만 한 소중한 동생이었어요. 어느 날 천사처럼 내려왔다가 홀연히 떠나버린 우리 가족에게 행복을 안겨준 천사 같은 딸이었어요.

☏ 진행자 > 살아생전에 그렇게 운동을 좋아했다면서요.

☏ 정미경 > 네, 떠나기 일주일 전에도 춘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10km를 50분 3초에 완주하고 돌아올 정도로 아주 건강한 아이였어요. 운동을 좋아해서 종류 가리지 않고 복싱 요가 크로스핏 다양한 종류의 운동을 취미로 삼았는데 그 운동으로 항상 스트레스를 풀곤 했어요.

☏ 진행자 > 말 그대로 활력이 넘쳤던 따님, 따님이 떠났을 때 친구들이 따님에게 메시지들을 남겼다고 들었는데 이건 어떤 이야기예요?

☏ 정미경 > ‘내가 힘들고 위축되어 집 안에 숨어 있을 때 내 손을 잡고 세상 속으로 이끌어주던 다빈아, 네가 떠나면 이제는 누가 내 손을 잡아 세상 속으로 꺼내주니’ 이렇게 두 친구가 이렇게 썼더라고요.

☏ 진행자 > 친구가 남긴 메시지 내용이 그거였어요?

☏ 정미경 > 네. 그런데 그거를 보면서 좀 눈물이 핑돌았어요. 우리 아이가 친구를 배려하면서 따뜻하게 살았구나 그렇게 생각했어요.

☏ 진행자 > 참사 당일로 돌아가서 이태원에 큰일이 벌어졌다는 걸 언제 처음 아셨고 또 여기에 따님이 있을 수 있다라는 얘기 또 언제 알게 되셨던 거예요? 어머니.

☏ 정미경 > 친구들하고 같이 놀러 갔거든요.

☏ 진행자 > 이태원에.

☏ 정미경 > 그래가지고 다빈이 친구들이 밤 12시쯤 큰딸한테 다빈이를 잃어버렸는데 혹시 집에 왔냐고 전화를 했어요. 그때까지 무슨 일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TV를 켜보니까 이태원 현장이 나왔어요. 그래서 큰딸한테 다빈이가 혹시 이태원에 갔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거기 갔다고 그래서 그때서 상황을 알게 되었어요.

☏ 진행자 > 어머님 이제 그때서야 아시게 됐던 거고.

☏ 정미경 > 네, 친구들이 전화를 해서.

☏ 진행자 > 그러면 따님이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은 누구로부터 들었어요?

☏ 정미경 > 같이 놀러 갔던 친구들 그 친구들이 잃어버렸을 때부터 한남동 주민센터에 실종신고를 하고 밤새 여기저기 계속 찾아다니고 틈틈이 주민센터 거기 실종신고를 했으니까 거기 다빈이 위치가 파악됐는지 계속 물어봤대요. 아들도 이태원으로 가서 다빈이를 계속 찾아다녔고 한남동 주민센터에서는 실종신고를 했으면 연락이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고만 했대요. 다빈이 친구들이 주민센터에 가서 어젯밤에 실종신고를 했는데 12시간이 지났는데도 왜 아직 못 찾은 거냐고 막 울면서 막 소리를 치니까 그때서야 자기들한테 들었다고 다른 곳에서 말하지 말라면서 다빈이가 의정부 성모병원에 있다고 알려줬대요.

☏ 진행자 > 공무원이?

☏ 정미경 > 예.

☏ 진행자 > 그런데 왜 자기한테 들었다고 얘기하지 말라는 또 당부는 왜 합니까?

☏ 정미경 > 그러게 나는 그래서 아직 알려주는 시간이 안 돼서 그랬나 그래요. 왜냐하면 우리 딸도 계속 거기로 전화를 걸었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서 계속 모른다고 했대요. 그리고 그 이후로도 우리 가족은 아무도 정부로부터 연락을 못 받았어요. 이 친구가 알려준 것 빼고는.

☏ 진행자 > 그래요.

☏ 정미경 > 예.

☏ 진행자 > 쉬쉬하면서 의정부 성모병원에 있다라는 얘기도 그것도 쉬쉬하면서 절대 어디 가서 나한테 들었다고 하지 말라고 겨우 그거 알려줬다는 거예요?

☏ 정미경 > 네. 그러니까 그것도 12시 다 돼서 그렇게 했는데 아이들 신원은 훨씬 전에 밝혀졌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12시까지도 전혀 알려주지도 않고 처음에 조용한 말로 신원이 확인됐냐 이렇게 물었을 때는 모른다고 하고 이 친구들도 처음에 물어봤을 때 모른다고 해서 얘네들이 소리치니까 그때서 오라고 해가지고 알려줬다고 했거든요.

☏ 진행자 > 참 이해가 안 되네요. 그것도. 그런데 또 이해가 안 되는 게 하나가 따님 사망 판정을 내린 담당의사가 인천 영종도에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였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 정미경 > 네, 저도 그 사망진단서를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못 보고 3주째 됐을 때 그때 처음 봤거든요. 그랬더니 영종도, 하늘 중앙로인가 거기에 있는 병원이더라고요.

☏ 진행자 > 아니 따님은 또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사망판정은 또 영종도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내렸다니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요?

☏ 정미경 > 그러니까 그 의사가 우리 아이를 보고 사망진단서를 내린 게 아니고 사망진단서가 있어야지 아이를 옮길 수 있다고 했는데 사망진단서를 그 병원에서 안 떼 준 거예요. 성모병원에서. 그러니까는 담당 공무원께서 이건 편법인데 편법으로 어떻게 할 수 있다고 그렇게 했나 봐요. 그래서 그러면 그냥 그렇게 해달라 그랬더니 사망진단서를 내려면 의사가 보고 내려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보지도 않고 그냥 내려줬어요.

☏ 진행자 > 참, 아이고.

☏ 정미경 > 그게 이상해요. 저도.

☏ 진행자 > 이게 지금 말이 되는 절차인가요? 이거 말이 안 되는 얘기인데 이 얘기는.

☏ 정미경 > 성모병원이 종합병원이고 아주 크거든요. 그런데 왜 그 병원에서는 아무도,

☏ 진행자 > 성모병원에서는 왜 근데 사망판정서를 왜 안 떼 주는 건데요. 그런데. 그것도 이해가 안 되네요.

☏ 정미경 > 우리나라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저도 처음 이걸 보고 의심스러웠어요.

☏ 진행자 > 참 유족분들 한 분 한 분 인터뷰를 할 때마다 꼭 한 가지씩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그때 당시에 행정절차가 꼭 한 가지씩 나오거든요. 인터뷰 진행하면 저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계속 반복이 되면서 나오고 있는데 아무튼 이런 일을 겪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어머님.

☏ 정미경 > 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사고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우리한테 얘를 확인도 안 해줬잖아요. 확인도 안 해주고 또 그 다음에 우리가 저기 갔을 때 검찰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캄캄한 밤까지 우리를 붙들어뒀어요. 우리가 바로 집 가까운 데로 옮긴다고 했는데 검찰이 뭐를 해야 된다고 검시필증을 해줘야 되는데 그 검시필증이 원래는 10분 정도 걸리는 거래요. 그런데 5시간 동안 그걸 안 해준 거예요. 그리고 검사가 어디 있는지 행방을 모르고. 그래서 그냥 검사가 올 때까지 5시간 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 진행자 > 네. 내일 추모대회가 예정이 돼 있잖아요. 어제 저희도 전해드린 바가 있는데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대회가 열리는 건 결국은 안 된 거죠?

☏ 정미경 > 네.

☏ 진행자 > 서울시가 불허결정 최종 통보를 내린 거죠? 여기는 안 된다고.

☏ 정미경 > 네, 네.

☏ 진행자 > 그럼 어디서 하기로 결정했어요?

☏ 정미경 > 그래도 그냥 하는가 봐요. 일단은 녹사평으로 가봐서 그 다음 단계는 지금 제가 못 들었거든요. 그런데 일단 녹사평으로 가서 거기에서 하라는 대로 할 것 같아요.

☏ 진행자 > 어제 저희가 전해드린 바에 따르면 일단 신고를 해서 허가받은 곳은 바로 옆에 세종대로 차선 3개 막고 여기서 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건 확인을 해야 될 것 같고요. 이 추모대회에서 어머님 참여하실 계획이세요?

☏ 정미경 > 네.

☏ 진행자 >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으세요? 이 자리에서.

☏ 정미경 > 특별법 제정으로 당사자하고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 재난조사기구를 만들어서 정쟁 없는 진상규명을 하고 그 다음에 특수본에서 밝히지 못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 특검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요구하려고 해요.

☏ 진행자 > 이거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어제 저희가 전해드렸는데 이것도 유가족협의회에서 49재 때 대통령한테 6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내용을 전달했는데 대통령실에서 이걸 유가족들한테 직접 답을 준 게 아니라 행정안전부로 넘겼고 행정안전부는 민원처리결과 안내라고 하는 공문만 보냈다고 하던데 그 소식 들으셨죠? 어머니도.

☏ 정미경 > 그런데 저희는 민원처리결과 안내라는 공문도 받아보지 못했고요. 그 다음에 49재 때 대통령 윤석열의 일정을 보면 기가 막히잖아요. 그런데 그것처럼 이것도 같은 심정으로 참담해요.

☏ 진행자 > 참담하다. 공감이라든지 성의라든지 이런 것들을 전혀 느끼지 못해서 참담하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정미경 > 예.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제가 유족분 인터뷰할 때마다 꼭 여쭤보는 게 있는데요. 이번 참사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세요? 어머님.

☏ 정미경 > 우리 가족 중에 다빈이만 교회에 다녔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장례기간에 청년부 목사님께서 예배를 인도해 주셔가지고 장례가 끝난 후 감사 인사드리려고 대예배에 참석했었거든요. 담임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최다빈 자매가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났는데 왜 그런 곳에 갔는지 모르겠다. 우리 교회에서라도 청년들 정신교육을 잘 시켜서 그런 곳에 가지 않게 해야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충격이었어요.

☏ 진행자 > 목사님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요?

☏ 정미경 > 네, 그래서 왜 저런 말을 들어야하지, 그래서 장례기간 동안 무슨 뉴스가 있었는지 찾아봤어요. 이태원 참사를 마약범죄와 연관시킨 그런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의 명예를 찾아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이태원은 나쁜 곳이 아니라 시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이잖아요.

☏ 진행자 > 그럼요.

☏ 정미경 > 이태원 참사는 마약과는 상관이 없고 이태원 참사는 안전을 외면해서 생긴 거예요. 국가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국민의 안전을 제일 우선시해야 되잖아요. 그렇지 않아서 꿈 많은 159명 예쁜 아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났고 그렇게 기록됐으면 좋겠어요.

☏ 진행자 > 마지막으로 지금 천국에 있을 따님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정미경 > 다빈아 너 4살 때 엄마가 처음으로 너를 집에 두고 저녁 약속을 갔다 왔을 때 앞 베란다에 앉아서 아파트 정문을 보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잖아. 언제부터 기다렸냐고 물었더니 엄마 보고 싶을 때부터라고 그리움의 깊이로 대답했었지. 그곳에서도 엄마 언제 오나 문 열고 기다리고 있을 텐데 같이 간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어. 엄마 늦지 않을게. 26년 동안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우리 가족 모두 이번 생애 행복했어. 네가 떠난 지금은 네가 남기고 간 따뜻한 추억으로 견디고 있는데 헤어지면 반드시 다시 만난다고 하니 그때 달려가 꼭 안아줄게. 다빈아 보고 싶다. 사랑한다. 소중한 막내딸.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어머님 오늘 말씀 잘 들었고요. 내일 추모대회에 아마 많은 시민들이 함께할 거예요. 잘 치르시기 바라고요.

☏ 정미경 > 고맙습니다.

☏ 진행자 > 어머니 힘내세요.

☏ 정미경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故 최다빈 씨의 어머니 정미경 씨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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