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합의… ‘아브라함 협약’에 동참

조성호 기자 2023. 2. 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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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엘리 코헨(왼쪽)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과 압델 파타 부르한 수단 군부 지도자./연합뉴스

북아프리카의 수단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에 이어 ‘아브라함 협약’에 동참하는 4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라고 일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방문해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관과 과도기구인 주권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 정상화에 합의했다.

수단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양국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수단과 협약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했다.

코헨 장관은 수단 방문 후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으로 돌아와 “양측이 협약 문구를 확정했다. 협약 체결식은 수단의 민간정부로 권력이 이양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협약 서명식이 수개월 안에 열릴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이 이스라엘과 협약에 서명하면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권 국가는 UAE, 바레인, 모로코를 포함해 4개국이 된다. 앞선 3개국은 모두 2020년에 협약을 체결했다. 수단 역시 2020년 정상화 합의까지는 이뤄졌으나 수단 국내 정세가 쿠데타 등으로 불안해지면서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고, 양측의 합의가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스라엘은 아브라함 협약 체결국과 경제와 외교·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미국의 주선 아래 아브라함 협정 체결국을 중심으로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공연합 구축 작업도 진행해왔다. 협약에서는 이처럼 미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 2020년 수단과의 정상화 합의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단을 테러지원국 목록에서 빼주기도 했다.

수단은 2019년 이후 군부와 민주화 세력 사이의 갈등으로 여전히 혼란을 겪는 나라다. 2019년 민주화 시위에 이은 쿠데타로 오마르 알-바시르의 30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리고 군부와 야권이 주권위원회를 구성해 선거와 민정 이양을 준비했으나,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군부가 2021년 10월 25일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가 과도정부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권위원회를 해산하면서 민정 전환 절차는 전면 중단됐다.

이후 민주화 세력은 군부가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며 시위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1년 넘게 이어진 혼란 끝에 수단 군부와 정치권은 지난해 12월 쿠데타 정국 종식과 민정 이양을 위한 민간 주도의 과두 체제로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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