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與 전대를 바라보는 충청 표심

백승목 기자 2023. 2. 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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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 지난달 9일 여의도 국회 근처에는 '둥둥둥' 북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북에는 충남 '예산의 힘', '홍성의 힘', '충청의힘', '국민의힘' 문구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져 있었다.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유세차 충청을 방문했을 때 지지자들 앞에서 쳤던 북이다.

이날 행사에 동원된 대북은 윤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조직에서 충남 모처에 보관해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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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마련된 ''이기는 캠프 5560'개소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유세차 충청을 방문했을 때 지지자들 앞에서 사용했던 대북을 치고 있다.
백승목 서울취재본부 차장

새해인 지난달 9일 여의도 국회 근처에는 '둥둥둥' 북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북에는 충남 '예산의 힘', '홍성의 힘', '충청의힘', '국민의힘' 문구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져 있었다.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유세차 충청을 방문했을 때 지지자들 앞에서 쳤던 북이다. 운집한 군중들 속에서 빨간 머플러를 두르고 북채를 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힘차게 북을 두드렸다. 이날 행사에 동원된 대북은 윤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조직에서 충남 모처에 보관해오던 것이다. 군중은 "김기현, 김기현"을 연신 외쳤다. 3·8 전당대회 당권에 도전하는 김 의원의 당시 캠프 개소식 현장은 근래 보기 드물게 열띤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김 의원 측은 이날 온종일 캠프를 찾은 이들이 어림잡아 3000명은 된다고 추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심(尹心)'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용산(대통령실)과 교감이 없었다면 이런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겠느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번 전당대회는 윤 대통령에게 향후 국정 운영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변곡점이다.

친윤 세력이 당권을 잡는다면, 국정 추진에 동력이 붙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원내 1당 지위를 탈환하지 못할 경우는 그 반대다.

윤핵관이 당권을 장악하고 총선에서 패배하는 경우는 윤 대통령으로선 최악의 수다. 당무 개입 논란은 물론, 선거 패배의 책임은 오롯이 윤 대통령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2024년은 이미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이어서 총선 결과에 따라 조기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전대 표심이 친윤-비윤 갈등으로 고조될수록 피로감 역시 감지되는 점도 부담이다.

2014-2015년 당시 새누리당 주류였던 친박의 비박 찍어내기는 '친윤', '비윤'으로 단어만 바꾸면 현재 상황으로 치환된다. 당시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비박 중심인 김무성 의원의 당대표 경쟁은 김 의원 승리로 끝났지만, 양측의 갈등이 좁혀지지 않아 이듬해 총선에서 참패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충청 표심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국정 지원론'과 '국민 피로감' 사이에서 변화된 지형·전략에 충청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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