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1220원으로 내려온 환율..'저점' 의견도

김나경 2023. 2.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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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20원에 시작, 1220.3원에 마감
장중 1216원까지 떨어져.. 10개월만 '최저'
"긍정적 경기전망 없이 1200원 아래 어렵다" 의견도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환율이 11원 하락한 1,220.30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3.2.2/뉴스1 /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10개월 만에 1220원대로 내려왔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본격화, 미국 경제가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둔화된 영향이다. 달러화가 하향 안정화하는 가운데 긍정적인 경기전망 없이는 1100원대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일 종가 대비 11.3원 내린 12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가 기준 지난해 4월 7일(1219.5원) 이후 최저치다. 환율은 장중 1216.4원까지 내려간 후 1220.3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 7일(1219.5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FOMC가 정책금리를 0.25%p 인상, 종전과 달리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환호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 "과도하게 긴축할 유인이나 생각은 없다"라며 통화완화적(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곧바로 반응해 미국 국채금리 2년물이 0.09%p 떨어지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 상승했다.

이처럼 미국이 금리인상을 마무리하고 경제가 안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달러화는 확연히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95까지 떨어졌다. 102, 101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이날 FOMC 결정 영향 등으로 더 떨어진 것이다.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당분간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 예측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가 주가 강세, 채권 강제, 달러 약세"라며 "유럽중앙은행(ECB)에서 금리를 0.5%p 올리는 등 통화 긴축적인 흐름을 볼 때 약달러가 우세하고, 그 영향으로 환율이 더 내려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또한 "금리가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고 미국이 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작년 크게 올랐던 달러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봤다.

(2일 오후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11원 하락한 1,220.30원으로 장을 마쳤다. 2일 오후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11원 하락한 1,220.3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23.2.2/뉴스1 /

다만 원·달러 환율이 마냥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 환율 하락에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작년에 달러화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계 자산들이 저평가 영역에 진입하다 보니 저평가된 자본을 사들이면서 한국에 들어온 자본이 원·달러 환율을 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이 상황을 뒤집을만한 변수가 안 보이는 만큼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겠지만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1200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잠깐 1100원대로 내려갈 수는 있지만 경기 회복의 신호가 없이는 1200원대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석학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달러화 안정에 힘을 싣고 있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은-대한상의 공동 세미나에서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달러가 초정점을 찍었는데 앞으로는 바람 반, 예측 반으로 달러화가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를 점쳤다.

신 국장은 "환율은 여러가지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통화정책이 아주 큰 몫을 차지한다. 각국 중앙은행에서 인플레이션 방지가 급선무였는데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정점을 찍어서 안정되면 추가적으로 금융긴축은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이 총재는 "달러 강세가 추세적으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도, 경상수지도 개선되는 쪽으로 갈 것이라는 말씀을 믿는다"라며 "단기적으로 무역·경상수지가 나빠지더라도 중반기와 하반기를 넘어서면 좀 편안하게 경제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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