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기숙사 허물고 연구동 세운다…이재용 '초격차 전략' 박차

오문영 기자 2023. 2. 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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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기흥캠퍼스 노후 건물을 허물고 반도체 연구동을 짓는다.

현재 같은 캠퍼스에서 R&D(연구개발)단지도 건설 중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첨단 기술 확보에 고삐를 죄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연구동 입주 사업부를 두고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반도체 불황보다도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 위기라는 분위기도 내부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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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여자기숙사 아파트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삼성전자가 기흥캠퍼스 노후 건물을 허물고 반도체 연구동을 짓는다. 현재 같은 캠퍼스에서 R&D(연구개발)단지도 건설 중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첨단 기술 확보에 고삐를 죄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용 회장이 거듭 강조해온 기술 초격차(따라올 수 없는 격차)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연말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 내 여자기숙사 아파트를 철거하고 연구 단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화성캠퍼스 DSR(부품연구동)과 같은 타워 형식의 연구동을 여러 개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 시설을 확보하는 등 방법을 활용해 기숙사 인원들의 거주지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기숙사 아파트는 빠르게는 1980년대 후반에 지어져 대다수 건물이 노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기숙사에 거주 중이라 밝힌 한 직원은 "올해 10월에 기숙사를 허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자기숙사에 살고 있는 인원들은 외부에 있는 남자기숙사로 이동하고, 남자기숙사를 남녀 통합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새로 짓는 연구동에서는 R&D 및 지원부서 인력이 근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연구동 입주 사업부를 두고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관련 선행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전망이다.

과거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었던 기흥캠퍼스가 반도체 연구 전초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흥캠퍼스는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1980년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상징적 장소다. 현재 R&D(연구개발) 단지가 건설 중이다.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

이재용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뒤로 기술 중심 경영을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해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밝힌 순간은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아있다.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를 도약시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반도체 불황보다도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 위기라는 분위기도 내부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기술이 나노 단위로 초미세화하면서 발전 속도가 더뎌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해부터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가장 먼저 공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고, 파운드리 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참전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YTM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를 앞세운 중국도 견제해야 할 대상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기숙사 건물 노후화로 철거를 계획 중이지만, 신축 건물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 밝혔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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