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은 되고 지붕은 안 되고”…형평성 논란
[KBS 강릉] [앵커]
요즘 도시고 농촌이고 할 것 없이 건물 옥상이나 테라스에 태양에너지 발전 설비를 설치한 집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걸 보고, 괜찮겠지 하면서 옥상에 지붕을 덧씌웠다가 철거 명령을 받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인지 이청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주택가입니다.
옥상에 판자 모양의 시설물을 설치한 집들이 눈에 띕니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 집도 있고, 지붕을 올린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한 집은 지붕을 세우다가 철거 명령을 받았습니다.
건물 증축 신고를 안 한 탓입니다.
[김주형/춘천시 석사동 : "시공하시는 업자들도 이게 불법이 아니라고 하니까, 우리 집의 방수 문제를 해결하려고 설치를 한 건데, 이게 갑자기 불법이라고 하시니까 저는 그게 좀 황당했던 거죠."]
같은 옥상 시설물인데, 태양광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반면, 지붕은 까다롭습니다.
태양광은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최소한의 규제만 있지만, 지붕은 단 1cm만 늘려도 줄줄이 이어지는 각종 인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태양광을 설치할 때 정부 보조금만 받지 않으면 사실상 규제가 없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사비로 태양광을 설치하면 무게는 최대 50톤까지, 높이는 최대 5미터까지 별도의 인허가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규모의 지붕은 건축 신고부터 안전진단까지 해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지붕을 설치하고 싶은데 까다로운 규제는 피하고 싶다면, 지붕처럼 생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라는 광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태양광설비 설치사업자/음성변조 : "옛날에는 단순히 전기생산이 목적이었는데요. 지금은 태양광이 건축 자재처럼 지붕이 되고…."]
안전 문제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없는 태양광 지붕보다 훨씬 무겁게 의무를 부과하는 지붕에 대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이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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