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모의창의적글쓰기] 챗GPT와 글쓰기

입력 2023. 2. 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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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챗GPT가 언론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국내 한 신문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챗GPT 광풍'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실제 챗GPT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주어진 질문에 사람처럼 척척 답변을 하고, 추가 질문을 하는 AI에 깜짝 놀라곤 한다.

미국에서는 실제 챗GPT를 이용한 답변이 로스쿨 입학시험, 의사 면허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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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챗GPT가 언론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국내 한 신문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챗GPT 광풍’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언론에서 이렇게 화제를 모은 것은 챗GPT가 과거와 달리 매우 질 높은 답변을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챗GPT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주어진 질문에 사람처럼 척척 답변을 하고, 추가 질문을 하는 AI에 깜짝 놀라곤 한다. 미국에서는 실제 챗GPT를 이용한 답변이 로스쿨 입학시험, 의사 면허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전과 다른 챗GPT의 실력을 보고 당장 불똥이 튄 곳은 단답형과 글쓰기를 요구하는 교육 현장이다. 챗GPT는 논문 요약이나 보고서, 단답형 답안, 블로그, 에세이, 시와 소설, 거의 모든 텍스트를 사람이 쓴 것처럼 작성해 준다. 완벽한 문법과 다양한 자료에서 얻은 정보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설사 어색한 내용이 있더라도 조금 수정하면 그만이니 전통적인 학습방법을 선호하는 교육 현장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글쓰기를 기반으로 하는 학습에서는 더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에서 자기소개서를 검색하면 자기소개서 쓰는 법, 자기소개서 매뉴얼과 같은 사이트를 소개하지만 챗GPT는 직접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준다. 원하는 직종, 가능한 예상 질문 등을 넣어서 작성을 요구하면 더 완벽한 텍스트를 만들 수 있다. 챗GPT 텍스트는 서론, 본론, 결론과 같은 형식적 조건에 맞출 수 있고, 상황에 맞게 문맥 흐름을 전개할 수도 있다. 원하면 특정 소재나 대상으로 보고서나 시, 소설을 써달라고 요구해도 금방 작품을 완성해 준다.

걱정되는 것은 글쓰기 기반의 학습이 위태로워지면 실제 잃게 되는 손실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는 점이다. 자칫하면 인간의 인지 기능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창의력,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를 모두 AI와 같은 과학기술에 양보하면 그것은 곧 인간의 인지능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게다가 조만간 챗GPT의 상위 버전이 나와 사람 뇌에 더 가까운 수준의 매개변수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미래학자 니컬러스 카의 말처럼 기술 발전을 쳐다보고 있다가는 독서와 사색을 통해 얻게 되는 우리의 인식과 감정 모두를 잃게 될 것이다.

정희모 연세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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