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도 퇴직금 받는다”
[KBS 대전] [앵커]
태안의 한 어촌계가 어민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퇴직금을 지급해 화제입니다.
동료 어민들이 자신 몫의 배당금을 줄여 퇴직금을 마련했는데 고령화 시대, 새로운 복지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운기에 탄 어민들이 일터인 갯벌로 나갑니다.
갯벌을 긁을 때마다 바지락이 한 웅큼 쏟아져 나옵니다.
국내 최대 바지락 생산지답게 수확량은 걱정이 없지만 어촌계에 수년째 이어져 온 고민이 있습니다.
어민 10명 가운데 7명이 70~80대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지만 노후 대책이 막막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태안군 파도 어촌계가 탈퇴 어민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나섰습니다.
[최장열/태안군 파도어촌계장 : "황무지였던 어장을 황금어장으로 만들기까지는 어르신들의 공로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 것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명에 이어 올해 2명이 어촌계를 떠나며 각각 퇴직금 천5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어민들은 어업을 떠난 이후 삶을 상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현숙/어민 : "(퇴직금을) 집에다가 써야죠. 기름도 넣고 쌀도 사 먹고 옷도 사 입고 나 쓰고 싶은 데다 쓰고 그래야죠."]
퇴직금은 동료 어민 수백 명이 자신에게 돌아올 배당금을 70% 가까이 줄여서 마련했습니다.
[정숙분/어민 : "배당금이 줄어서 조금 서운해요. (나도) 퇴직금이 있으니까 그래도 괜찮아요."]
어민 퇴직금이 고령화 시대 어촌의 새로운 복지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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