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현’ 흔들리자…‘윤핵관’ 부랴부랴 등판

윤핵관 이철규 “특정인 대권 수단 안돼”
친윤 초선 박수영도 “安, 나경원과 같아”
安 “윤심팔이 아닌 윤힘 보탤 것”
국힘 전대, 2일부터 양일간 후보등록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을 놓고 안철수 의원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친윤’ 주자 김기현 의원을 위협하자 친윤계 의원들이 일제히 안 의원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 첫날인 2일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안 의원을 겨냥해 “대통령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며 윤심을 파는가 하면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균열을 운운하며 당심을 어지럽히는 모습이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 교체 후 국정 운영 뒷받침하는 동지를 윤핵관이니 윤심팔이니 비난하며 태클 걸던 분께서 윤심이 필요해지니 진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며 “대통령을 돕지 못할망정 몽니나 부리는 사람이 오히려 친윤팔이 하며 동지들을 공격하는 기막힌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우리 당이 특정인의 대권가도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반윤 행태를 보이며 당심을 사기 위해 ‘김-장 균열’이니 하는 것은 당원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친윤계 초선 박수영 의원 역시 이날 안 의원을 나경원 전 의원에 비유하며 쐐기를 박았다. 그는 “안 후보가 인수위원회 시절 뭔가 불만이 있어 24시간 잠적을 한 적이 있다”며 “공직을 맡았는데 가출하고 잠적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굉장히 분개했는데 이런 모습이 나경원 케이스와 똑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심이 김 의원에게) 100% 확실하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은 당선 후 안 의원과 한 번도 밥도 차도 함께 한 적이 없으며 전대 전까지 안 의원이 관저에 초청받아 식사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친윤계가 집단행동에 들어선 것은 나경원 전 의원과 대통령실이 갈등을 빚기 시작한 지난 달 중순 이후 약2주 만이다. 당시 친윤계 의원들은 SNS 글과 불출마 촉구 연판장 등으로 힘을 모았다. 이후 잠잠했던 친윤계는 당권 구도가 안 의원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자 다시금 실력행사에 돌입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안철수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이 특정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는 건 부적절하다”고 설명했으나 안 의원 측을 견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친윤계의 이같은 안 후보 때리기가 강해지는 것은 안 후보의 맷집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 전 의원이 친윤계 공세에 고개를 숙였지만 그에 대한 동정론과 친윤계에 대한 반감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나 전 의원의 불출마 후 안 의원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이 이러한 심리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경선 분위기가 과열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당 지도부를 비롯한 전당대회 선관위원회는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파장이 커질 경우 공천 파동 등으로 이어져 총선 필패란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가 차지하는 상징성과 의미를 고려했을 때 당권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당의 축제가 마타도어가 난무하고 네거티브로 점철될 경우 당원 뿐 아니라 국민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3일까지 양일간 후보자 등록을 받으며 전대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전당대회 선관위는 5일 등록된 후보들의 자격 기준을 심사하고, 8∼9일 책임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10일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