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가짜 임차-임대인 모집해 허위 계약… 전세대출 83억 꿀꺽

전혜진 기자 2023. 2. 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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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전국에서 주택 6100여 채를 이용해 2030세대와 서민들의 보증금을 가로챈 '전세 사기' 조직 1941명을 붙잡았다고 2일 밝혔다.

최근 잇따라 벌어진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고 있는 것.

경찰청은 지난해 7월 25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6개월간 전국에서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벌였다.

경찰은 전세사기 특별단속 결과를 토대로 올해 7월 25일까지 '2차 전국 특별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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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2022.8.1 뉴스1
경찰이 전국에서 주택 6100여 채를 이용해 2030세대와 서민들의 보증금을 가로챈 ‘전세 사기’ 조직 1941명을 붙잡았다고 2일 밝혔다. 최근 잇따라 벌어진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고 있는 것.

경찰은 최근 피해자들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주택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세대출 심사가 간단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도 잇따라 덜미를 잡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해 허위 전세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총책 151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공인중개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속여 전세대출자금 83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바지 임대인’을 내세운 범죄도 다수 발생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 씨(37) 등 68명은 분양업자와 중개인이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나누고 명의를 빌려준 가짜 임대인에겐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37명으로부터 보증금 80억 원을 가로챈 일당을 붙잡았다. 이들은 주택 매매와 전세 계약을 동시에 체결해 가짜 임대인 7명에게 주택 1475채 명의를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사망한 ‘빌라왕’ 정모 씨와 구속된 또 다른 빌라왕 김모 씨(50) 역시 가짜 임대인이었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 25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6개월간 전국에서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벌였다. 붙잡힌 1941명 중 168명이 구속됐다. 2021년 특별단속 당시 243명이 검거돼 11명이 구속됐다. 불과 2년 만에 10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이다.

피해자는 대부분 청년층이었다. 검찰에 송치된 사건을 기준으로 확인된 피해자 1207명 중 602명(49.9%)이 2030세대였다. 전세사기범들은 부동산 거래 경험이 부족해 중개인에 의존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주택 유형은 다세대 주택으로 전체의 약 68%에 이르는 824채가 사기 피해를 입었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억~2억 원이 453명(37.5%)으로 가장 많았다. 전세사기 피해가 대부분 서민층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전세사기 특별단속 결과를 토대로 올해 7월 25일까지 ‘2차 전국 특별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전세사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전세사기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특별단속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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