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옻칠 회화’에 새로움을 더하다…화가 서유승

KBS 지역국 2023. 2. 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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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회화와 옻칠을 접목한 옻칠 회화,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회화의 표현영역을 넓혔는데요.

옻칠 회화를 뿌리 내린 1세대 김성수 작가에 이어 부지런히 옻칠회화 저변을 넓히고 있는 작가를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스케치북에 담긴 통영 바다가 캔버스를 넘어 옻칠 목판 위에 펼쳐집니다.

칠하고 긁어내길 반복하는 과정에서 옻칠 회화 특유의 색과 깊이를 더해갑니다.

[서유승/화가 : "사포질 속에서도 새로운 게 또 붓질처럼 또 나오는 게 있어요. 밝기의 차이로써 어떤 형태를 만들어 가는 그런 과정이죠. 유화에서 붓질하듯이 똑같은 방법으로 칼이나 사포를 활용하는 거죠."]

아름다운 자연과 고향인 통영 풍경을 화폭에 담는 서유승 작가의 작업실.

40여 년 관록의 화가는 유화로 붓의 질감을 살려왔습니다.

[서유승/화가 : "붓이 주는 감정이나 느낌이 아주 좋거든요. 색깔이 주는 것도 있지만 색깔보다는 오히려 붓이 주는 자유로움이 더 편해요."]

붓과 캔버스 대신 옻칠 목판으로 작업 반경을 넓힌 건 지난 2006년입니다.

전통 옻칠과 나전을 회화에 접목한 옻칠회화로 눈을 돌린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서유승/화가 : "숙명처럼 어떤 나전칠기의 고장에서 자존감 있게 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옻칠 회화를 함으로써 나전칠기와 이렇게 새로운 어떤 장르를 찾아가는 그런 과정 속에서도 통영의 풍경은 가장 이상적인 풍경이라고 생각해요."]

옻칠회화는 옻나무 원액을 가공한 옻칠액과 도료를 섞은 옻칠 물감이 채색 재료가 됩니다.

나전공예에서 쓰는 상사 칼을 붓 삼아 자개를 오브제 재료로 활용하는데요.

전통방식대로 끊어 붙이거나 오려 붙이는 다양한 기법을 통해 자개도 물감이 되는 셈입니다.

[서유승/화가 : "옻칠 회화는 자개라는 오브제가 딱 들어가서 고착이 되는 순간 이걸 어떻게 바꿀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원하는 색과 질감이 나올 때까지 최소 10회 이상, 붓질과 사포질을 반복합니다.

캔버스에 물감, 붓으로 모든 표현이 가능한 유화와 달리 칠하고 긁어내길 반복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옻칠은 습도와 온도 조절이 필수. 건조를 거쳐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수고를 감수할 만큼 장점이 많습니다.

[서유승/화가 : "견고하고 그 다음에 방부, 방습이 되고 방수가 되고 수십 년 동안 유화를 했는데 유화에서 느끼는 심미적인 색깔이 갖고 있는 그 느낌과 옻칠이 갖고 있는 그 색깔의 느낌, 발색 이런 데서 엄청난 차이를 느끼죠."]

옻칠회화가 가진 색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작품입니다.

나무를 오브제 재료로 활용한 건데요. 옻칠로 나무를 붙이고 갈아내길 반복하며 얻은 결과물입니다.

옻칠회화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늘 표현방식과 재료를 고민하는 중입니다.

[서유승/화가 : "나무 역시 자연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옻칠과 굉장히 어울리고 자개와도 어울리는 그런 작업들이고, 끊임없이 오브제에 대한 것은 좀 더 연구를 해야 하고 작가로서의 탐구하는 자세가 아닌가."]

회화가 옻칠을 만났을 때처럼 옻칠회화의 변화를 지켜보는 즐거움도 큰데요.

10여 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옻칠회화는 회화의 한 영역으로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홍종/중요무형문화재 통영오광대 예능보유자 : "전통은 현대다. 전통이 전통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옻칠과 나전이 공예로써 전통을 해왔어요. 거기에 회화를 완벽하게 접목한 사람이 서유승입니다."]

[김용은/통영시 한산면 : "옻칠 그림을 보면 공예느낌이 강하게 나는데 서화백의 그림을 보면 거기서 많이 탈피해서 정말 회화적인 느낌이 아주 강하게 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거든요."]

오래된 이젤, 발길 닿는 곳마다 일기처럼 기록한 스케치북이 서유승 작가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데요.

유화의 자유로움과 옻칠의 깊이가 만나 옻칠회화는 더 다채로워졌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화폭엔 또 어떤 풍경이 담길까요?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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