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이번엔 ‘안철수 때리기’…여당서도 “해도 너무해”

여당 전대 후보등록 첫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과 친윤석열계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왼쪽 사진)이 2일 안철수 의원(오른쪽)을 상대로 ‘반윤’ 공세를 취했다. 안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을 앞서자 나경원 전 의원에게 했던 것처럼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당내에선 “해도 너무한다” “대통령에게도 부담”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철규 “가짜 윤심팔이” 포문
김기현 “유승민과 겹쳐 보여”

이철규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스로 친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윤 대통령 반대 정서 등이 안 의원과 겹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용 의원은 “윤석열 정부 탄생을 (위해) 조건 없이 단일화가 이뤄졌나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 박수영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개각 때 안 의원에게 장관 또는 총리를 부탁했는데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재 의원은 안 의원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을 겨냥해 SNS에 “대통령직속기관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분이 특정 후보를 돕자고 대통령과 당을 이간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했다.

국민통합위와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의 위원직을 해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진영 선대본부장으로 위원직을 유지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고 밝혔다.

국민통합위도 “방송에 출연해 위원 자격을 명시하며 윤심 소재 관련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입장을 냈다. 김 전 의원은 “해촉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여론조사서 앞서자
잇따라 ‘반윤’ 프레임 맹폭

친윤 의원들의 공격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김 의원에 앞서는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일제히 시작됐다.

장제원 의원은 SNS에서 “일부 후보 측이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음해를 가하고 있다”며 “차기 지도부에서 어떤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

안 “역전 추세에 불안한 듯”
장제원은 “당직 안 맡겠다”

안 의원은 친윤 의원들의 공격에 대해 “여론조사 추세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대응했다.

총리 제안 거절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고, 단일화에 대해선 “진심이 아니었으면 단일화 안 했다”고 반박했다.

친윤계의 맹폭을 두고 한 비례대표 의원은 “창피하다”고 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3·8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두 의원과 황교안·조경태·윤상현 등 주요 당대표 주자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안 의원은 손가락에 ‘총선 승리’ ‘윤힘’ ‘화합’ 등의 단어를 적고 단상 위에 올랐다. 자신을 ‘윤힘’ 후보라고 한 안 의원은 “윤과 안은 최상의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청년층 지지자들을 대동하고 후보 등록을 한 뒤 “총선 압승”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에게 밀리는 것에 대해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본격적으로 레이스가 시작되면 압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경태 의원은 “윤심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당대표를 뽑는 분들은 주권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생일인 이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윤상현 의원은 각각 달성군 박씨 자택을 찾아 경호원에게 꽃다발과 케이크 등을 전달했다. 윤 의원은 “안 의원 상승세는 ‘윤핵관’ 행태에 대한 반발 심리”라고 말했다.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비윤석열계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3일 후보 등록을 한다.

조미덥·문광호·조문희 기자 zor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