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폭격기 한반도서 전개…북 “초강력 대응”
한·미가 국방장관 회담에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논의한 지 하루 만에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전략자산 전개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한 다음날 미국 측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가 참여한 연합훈련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미 확장억제력 강화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란 출구 없는 대립이 올해도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2일 한·미 공군이 전날 미 전략자산 전개하에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훈련은 한국 측 F-35A 전투기와 미국 측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서해 상공에서 시행됐다. 훈련 사진으로 볼 때 B-1B 2대와 F-22, F-35B 수대가 참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B-1B, F-22, F-35B의 한반도 동시 출격은 이례적이다. 현존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는 뛰어난 스텔스 성능으로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고 북한 전략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전략 무기다. B-1B는 최고속도 마하 1.25로 비행하며 폭탄 탑재 중량은 56.7t에 달한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 미국의 확장억제가 한반도 유사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전술핵 재배치에 이어 자체 핵무장에 대한 여론이 힘을 얻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어김없이 해당한 견제 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위협에 “정비례” 대응도 강조했다.
내부 정비를 일단락지은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공세적인 군사 행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미국 전략자산인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를 문제 삼아 각종 도발에 돌입했고, 한·미 대규모 공중연합훈련(비질런트 스톰)에 군사적으로 강력 대응했다. 전략자산 전개를 체제 위협으로 여기는 동시에 한·미 훈련을 탓하며 핵무력을 고도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달 북 열병식, 내달 한·미 훈련…점점 긴장 고조
북한이 미국 전략자산 전개에 일일이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올해 한반도 정세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는 확장억제력 강화로 맞서고, 이에 북한이 도발적 행동 수위를 키우는 ‘강 대 강’ 대치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월 대규모 열병식, 3월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강 대 강 맞대응, 4월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이 예고돼 있어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핵 미사일 도발·위협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박은경·박광연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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