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거티브로 막 오른 여 전대, 끝까지 윤심 거리만 잴 건가

기자 2023. 2.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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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일부 후보 측이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음해를 가하고 있다”며 “차기 당 지도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2일 시작됐다.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천하람·강신업 변호사가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거나 예고했고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에도 20여명이 출마했다. 후보들은 8~9일 책임당원 여론조사 컷오프를 거쳐 당대표 4명·최고위원 8명이 본경선에 나서는 35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당심 100%로만 뽑는 전대 룰 개정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출마 포기로 불거진 ‘윤심 전대’의 막이 올랐다.

전대는 첫날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안 후보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을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위원에서 해촉해 후끈 달아올랐다. “중립성 문제”를 거론했지만, 또 한번의 윤심 개입 논란은 불가피해졌다. 그렇잖아도 전대는 윤심이 실린 김 후보가 안 후보에게 뒤집힌 여론조사가 나오자 네거티브로 얼룩졌다. 윤핵관인 이철규 의원은 “가짜 윤심팔이”라며 안 후보를 몰아세웠고, 박수영 의원은 안 후보가 인수위원장 시절 장관 추천 갈등을 빚다 하루 결근한 것을 “대통령이 분개한 가출”이라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안철수가 손댄 당은 다 망했다”며 ‘철새론’에 불을 지폈다. 안 후보도 “대통령은 ‘윤심이 없다’고 했다”고 받아쳤고, 윤상현 후보도 “윤심 딸랑이는 안 된다”고 가세했다. 윤심과의 거리만 재는 후보들 사이에 인신공격부터 난무하고, ‘감별사’를 자처한 윤핵관들이 네거티브를 주도하는 전대가 볼썽사납다.

전대 출마자들의 막말도 줄 잇고 있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전 회장인 강신업 후보는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촛불은) 추모가 아니라 난동”이라며 이태원 참사 폄훼 시비에 휘말렸고, 극보수 유튜브 방송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향해 “목사님 지도력이 아니었으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극찬했다. 대표 출마자들은 후보 등록 전후로 일제히 보수 당원들이 많은 대구·경북을 찾았다. 책임당원 선거로만 뽑는 전대 룰 개정이 예고한 그림들이다. 윤심·당심만 좇고, 독설이 쏟아지고, 민심과는 멀어져가는 ‘그들만의 전대’로 치닫고 있다.

전당대회는 국민이 주목하고 당 지지율도 오르는 컨벤션 효과를 겨눈다. 일정시기 당과 후보별 지지자가 더 많이 참여하는 여론조사 특수도 있다. 그러나 내년 4월 총선 지휘자를 뽑는 국민의힘 전대는 초반부터 비상등이 켜졌다. 국정을 주도하는 여당의 최고 정치무대에서 정당·공천·당정관계 현안과 민생은 뒷전이고, 할퀴는 말과 줄세우기 경쟁만 벌일 건가. 이제라도 후보들은 국정·협치 비전을 겨루는 제대로 된 집권당 전대로 복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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