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공격에 시총 100조 날아가자…이 회사가 내린 결단
앞서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31일 유상증자 일반공모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나흐얀 왕가의 투자회사인 ‘인터내셔널 홀딩 코’(IHC)의 참여 등에 힘입어서다.
하지만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이날 추가로 급락하면서 유상증자를 포기하게 됐다고 그룹 측은 밝혔다. 이날 인도 뭄바이 증시에서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주가는 약 28% 추락했다. 유상증자 공모가 하단보다 크게 낮아져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CNN은 보고서 발표 이후 이 그룹의 시가총액이 약 900억 달러(약 110조원) 사라졌다고 전했다. 아다니 회장 재산도 720달러로 쪼그라들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세계 3위에서 13위로 떨어졌다.
그룹을 이끄는 세계적인 갑부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오늘 시장은 전례 없는 모습이었고 우리 주가는 하루 내내 변동을 거듭했다”라며 “이런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이사회는 증자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계속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자에게 돈을 모두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스코프 애널리틱스의 브라이언 프라이타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인도 전체의 정서를 확실히 해치고 있다”면서 “외국 은행과 채권 시장은 이제 아다니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므로 인도 은행에 가거나 더 많은 서약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다니 그룹은 미디어·항만·공항 운영·석탄·가스 개발·전력 사업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손을 뻗친 그룹으로, 아다니 회장은 이번 사태 직전까지 인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꼽혔다. 전세계적으로는 재산 약 1200억달러(147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전 세계 3위 갑부였다.
하지만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난달 24일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과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힌덴버그는 아다니 일가가 카리브해와 모리셔스, 아랍에미리트(UAE) 등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고 자금 횡령, 돈 세탁, 탈세 등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다니 그룹은 지난달 29일 해명자료를 내고 힌덴버그가 제기한 대부분 문제가 이미 공시에 나온 내용이라면서 보고서가 “계산된 증권사기”라고 비판했지만 그룹사 주가는 연일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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