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도 손님도 ‘달갑지 않은 요금 인상’ [현장메모]

김나현 2023. 2. 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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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원에서 4800원,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1일 '훌쩍' 올랐다.

하지만 요금 인상 첫날, 택시기사들은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았다.

실제로 시민들 사이에선 택시 요금 인상에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택시기사들은 요금이 올랐지만, 자신들의 근무 환경은 악화일로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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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원에서 4800원,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1일 ‘훌쩍’ 올랐다. 언뜻 생각하면 두둑해진 주머니에 택시기사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 것 같았다. 하지만 요금 인상 첫날, 택시기사들은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았다.

25년째 법인 택시를 몰고 있다는 김모(70)씨는 수익이 늘었냐는 질문에 쓴웃음을 지었다. 사납금 오를 명분만 늘었다고 토로했다. 5개월 전 가스 요금이 치솟으며 회사는 이미 매일 납부할 돈을 5000원씩 올렸다고 했다. 주간은 16만원, 야간은 18만6000원으로 올렸다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회사로 보내야 하는 돈이었다. 사납금 이외의 수익도 줄었다. 7(기사)대 3(회사)이던 정산은 6대 4로 바뀌며 월 40만원을 더 낸다고 했다. 요금 인상은 김씨에게 그다지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개인 택시 사정도 마찬가지다. 장거리로 치면 1000원 인상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나현 사회부 기자
오히려 기사들은 걱정이 늘었다. 손님들이 줄어 매출이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시민들 사이에선 택시 요금 인상에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회사원 정다혜(30)씨는 ‘커피값’이던 택시비가 ‘밥값’이 됐다며 택시를 끊겠다고 했다. 권모(28)씨는 “승객들에게만 부담을 지운다”며 택시 탑승 중단을 선언했다.

택시기사들은 요금이 올랐지만, 자신들의 근무 환경은 악화일로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김씨는 한 달에 휴가를 2일 넘게 못 쓴다며 여행이라도 가려면 3일차는 본인 돈으로 채워야 하는 서러움을 토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 시대에 택시비까지 올리냐는 손가락질에 택시기사들은 억울한 모습이었다. 택시 업을 떠나기에 너무 늦어버렸다는 김씨의 머리가 희끗희끗 빛났다.

김나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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