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 물가는 뛰고 한미 금리차 `최대`… 한은 딜레마

문혜현 2023. 2. 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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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둔화 모습을 보이는 미국과 달리 물가가 다시 뛰고 있는데다 더 커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가 빠르게 뒷걸음치고 있어 긴축 고삐를 더 조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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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통위 '인상vs동결'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물가 상승, 경기 둔화로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 제공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둔화 모습을 보이는 미국과 달리 물가가 다시 뛰고 있는데다 더 커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가 빠르게 뒷걸음치고 있어 긴축 고삐를 더 조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 벌어진 한·미 금리차… 자금 유출 가능성=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3.50%)과 미국(4.50∼4.75%)의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확대됐다.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최대다. 이날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말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는 연 5.00~5.25%(중간값 5.1%)다. 이에 따라 향후 연준이 두 차례 더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한은은 이날 FOMC 결과에 따른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과 시장 간 인플레이션과 정책 경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여전히 큰 만큼 앞으로 기대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질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위원 중 3명은 (한국의) 최종금리 수준을 3.50%로 봤고, 3명은 3.75%까지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한은과 연준이 만약 각 3.50%, 5.00%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면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50%포인트에 이르러 상당 기간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영향을 감내해야 한다.

◇물가 상승·역성장에 금통위원 의견 엇갈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2%를 기록하면서 한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작년 5월(5.4%) 이후 9개월째 5%를 웃돌 뿐 아니라, 최근 둔화세에서 벗어나 오히려 0.2%포인트 반등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이달에도 5% 내외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월 전기·가스·수도가 28.3%나 급등해 2010년 별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고,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유가 상승도 예상되고 있어 이 총재가 언급했던 '물가상승률 하락의 둔화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경제성장률은 수출 부진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4%(전분기 대비))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오는 23일 열리는 금통위에선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지난달 13일 금통위에서도 위원들의 견해가 3대 3으로 나뉘었다.

한 위원은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추세가 확인될 때까지 긴축적 정책 기조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다른 위원은 "금융 여건이 충분히 긴축적 영역에 진입한데다, 올해 들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이에 통상 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이 총재가 이례적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반으로 갈릴 때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문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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