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표적된 소규모 금융기관…“경비 배치 의무 없어”
[KBS 대전] [앵커]
어제 공주의 한 농협에 강도가 들어 현금을 훔쳐 달아나다 붙잡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소규모 금융기관은 경비원 배치 의무에서 제외됐다 보니 종종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흉기로 직원들을 위협합니다.
직원 4명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이 현금을 가방에 담습니다.
달아난 범인을 쫓아가 잡은 건, 조금 전까지 흉기로 위협을 받았던 직원들이었습니다.
2년 전,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60대 남성의 흉기 난동으로 직원 2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두 곳 모두 자산 규모가 작은 소규모 은행으로 청원경찰 등 범죄를 막을 경비 인력은 없었습니다.
소규모 금융기관은 시중은행과 달리 경비 인력 고용이 의무가 아니라 권장 사항이고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경비 배치를 꺼리고 있습니다.
[소규모 금융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2, 3명 근무하는 점포에서 청원경찰을 두는 건 인건비 부담이나 이런 게 좀 있죠. 배치를 안 하면 자체 방범을 운영하게끔 그렇게 돼 있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의 소규모 금융기관 5천4백여 곳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경비 인력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쉽사리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라도 나서 경비 인력과 방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은기/배재대 경찰법학과 교수 : "규모가 작은 시설의 경우에는 청원경찰 경비를 국가 또는 자치단체가 일정 부분 보조해 주는 특례 규정을 신설한다거나 하는 등의 차별화된 조치를 고려해보면 어떨까..."]
최근 5년 동안 전국 소규모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는 10건.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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