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등급컷 족집게 예측…‘진학 어벤저스’ 부산진학지원단

2023 수능 가채점 결과 발표치
사설 입시기관보다 적중률 높아
2007년 출범 ‘진로상담’ 맹활약
현직교사 70명 공교육 파수꾼역

‘정확도 99% ’,‘부산컷이 이렇게 정확한 건 처음 본다’, ‘오늘부터 교육특구는 부산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2월 8일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한 이후 대학입시 온라인 유명 커뮤니티에 수험생들이 남긴 댓글이다. 왜 이런 반응이 나왔을까. 공식 수능 채점 결과 발표 약 2주 전인 지난해 11월 24일 부산시교육청 소속 부산학력개발원 부산진학지원단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 가채점 결과 분석’을 공개했는데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한 수능 예상 등급컷 적중률이 사설 입시 기관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수학 영역의 경우 사설 입시 기관은 2~4점의 오차로 1등급 컷이 빗나갔지만, 부산진학지원단에서는 수학 1등급컷 뿐만 아니라 2등급과 4등급컷도 정확히 맞췄다. 3등급 컷도 오차가 1점에 불과해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2일 부산진학지원단 소속 교사들이 수능 표준점수 계산표를 살펴보며 토의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부산학력개발원 김현구 진로진학지원센터장은 “사설 입시학원의 경우 주로 상위권 학생들이 본인의 점수를 직접 입력하는 시스템이라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부산은 전교 1등부터 하위권까지 누적된 데이터가 있어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진학 어벤져스’라고 불리는 부산진학지원단이 있다. 부산진학지원단은 대입 지도 역량이 객관적으로 검증된 권위 있는 진학 전문 교사들로 구성해 운영 중이다. 현재는 총 80여 명의 현직 교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타 시도교육청 산하에도 진학관련 조직이 있지만 부산처럼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곳은 드물다. 부산진학지원단의 ‘원년 멤버’인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2007년 출범 초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는 지원단 규모가 4배 정도로 커졌다”면서 “진학지원단을 빼고는 입시 업무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핵심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진학지원단은 모바일 진학상담 ‘부산진학길마중’을 비롯해 학생·학부모·교사 대상 대입설명회 등을 운영한다.

부산진학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주례여고 이영식 교사는 “입시 제도가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전달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진학지원단 부단장인 동아고 장영주 수석교사 역시 “사교육기관이 아니어도 공교육을 통해 질 높은 진로진학상담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부산지역대학 상담참고프로그램(표)’은 지역 교사와 수험생들에게 수시와 정시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용하고 신뢰성 높은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