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번아웃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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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소외됐던 북한 여성들은 경제난을 겪으면서 국경을 넘었다.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된 중국 둥베이(東北) 지역에 일자리가 늘어난 점도 이들의 이주를 부채질했다.
평등을 최고 가치로 내세운 사회주의의 원래 취지와는 달리 불평등한 사회로 향하는 북한에 대한 그들의 내밀한 불만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북한 여성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작가적 상상력을 덧입혀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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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 = 김성경 지음.
사회적으로 소외됐던 북한 여성들은 경제난을 겪으면서 국경을 넘었다.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된 중국 둥베이(東北) 지역에 일자리가 늘어난 점도 이들의 이주를 부채질했다. 일부는 가족을 찾아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 상당수는 중국에 머물며 돈을 벌었다. 적극적인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남한이나 일본으로 이주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150명이 넘는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저자에 따르면 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맥락이 탈북자들의 삶을 규정했지만, 그들은 적극적인 주체성을 발휘하며 나름의 인생을 만들어 갔다.
저자는 북쪽 여성들이 경험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해방의 기쁨, 전쟁의 고통, 노동의 수고로움을 토로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잇따른다. 평등을 최고 가치로 내세운 사회주의의 원래 취지와는 달리 불평등한 사회로 향하는 북한에 대한 그들의 내밀한 불만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북한 여성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작가적 상상력을 덧입혀 소개한다. 이 때문에 책은 단편 소설집이나 에세이처럼 읽힌다. 저자는 "전통적인 사회과학적 글쓰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산문'의 형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함으로써 북조선 여성들의 역동적인 삶의 궤적에 가닿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창비. 256쪽.
▲ 번아웃의 종말 = 조나단 말레식 지음. 송섬별 옮김.
저자는 학창 시절 영감을 주었던 스승의 뒤를 이어 교수가 됐다. 안정된 급여와 여유로운 일상. 누가 봐도 만족스러운 삶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삶이 꼬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배워가는 게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수업 준비는 점점 힘겨워졌고, 과제물 채점도 점점 오래 걸렸다. 비참함이 느껴졌다. 저자는 어렵게 얻은 교수직을 그만두고 번아웃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았다.
"일에 대한 이상과 일의 현실 사이의 간극이야말로 번아웃의 원점이다. 우리는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이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일에 못 미칠 때 번아웃을 겪는다. 이런 이상과 기대는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다."
저자는 번아웃이 지난 50년간 증가한 문화적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역사적 뿌리는 일을 신성시하는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일은 단순한 밥벌이 수단이 아니라 존엄성과 인격, 그리고 목적의식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전직 대학교수이자 작가인 저자는 단언한다. 일은 그저 일일 뿐이라고. 거기에 인생의 방점을 두진 말라고.
"나는 일이 우리를 존엄하게 만들어주지도, 우리의 인격을 함양하지도, 우리에게 삶의 목적을 부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메디치. 35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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