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vs 비윤… 집권 1년도 안돼 ‘계파 싸움’된 與 전대

박지원 2023. 2. 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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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전대 레이스 총성
金·安 양강 속 후보등록 돌입
김기현 “선당 후사로 총선 승리”
안철수 “尹대통령과 최상의 조합”
양자대결 조사서 安 50% 金 32%
이준석계 중심 ‘비윤 단일대오’
천하람 출마 “친분자랑이 정치인가”
이준석, 허은아 등 최고위 후보 지원
박성중 “李 선거운동 개입은 불법”
국민의힘 3·8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2일 시작되며 레이스가 본격화했다. 여러 후보가 앞다퉈 등록을 마친 가운데 전당대회 구도는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으로 한층 선명하게 흘렀다.
후보 등록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 등록을 위해 접수처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사진). 경쟁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같은 날 후보 등록을 위해 접수처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뉴시스
당대표 선거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게 된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후보 등록 기간이 시작된 이날 오전 곧바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안 후보는 이날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후보 등록을 했다. 경선 승리를 위해 등록한 것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도 등록 직후 “혼신의 힘을 바쳐 선당후사하면서 반드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후보 등록에는 ‘1호 등록’을 선점하기 위해 일찍부터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신경전이 벌어졌다. 가장 먼저 등록한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가장 먼저 등록하기 위해 오전 7시30분에 도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 후보에 이어 태영호 후보가 의원실 관계자를 보내 ‘2번’ 등록 번호표를 받았다. 이후 황교안 당대표 후보와 안 후보, 지성호 최고위원 후보가 차례로 등록을 마쳤다. 뒤를 이어 김 후보와 조경태 후보가 등록했고 윤상현 후보도 대리인을 보내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는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이들이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 나란히 출사표를 내고 ‘비윤 단일대오’를 구축하면서 ‘친윤 대 비윤’ 구도가 선명해졌다. 집권 후 1년도 안 돼 치러지는 여당 전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분열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 연합뉴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천하람 변호사는 이날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준석 체제’에서 각각 청년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지낸 김용태 전 최고위원, 허은아 의원은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다. ‘유승민계’인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뛴다.

이들은 당내 친윤계를 질타하며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천 변호사는 이날 광주MBC 라디오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며 “‘누구랑 친하다’고 자랑하는 것, 주류에서 빗나가 있는 사람을 향해 단체로 연판장 돌리는 것이 과연 정치인가”라고 친윤계를 겨냥했다.

이 전 대표도 이들을 지원하며 구심점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천 변호사의 출마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항상 선거는 차선이나 차악을 뽑지 않고 최선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도 이 경기도의원의 사진을 올리고 “누구 졸졸 따라다니는 청년호소인들이 아니라 정당의 지도부에 이 정도의 끼와 대중성을 갖춘 사람 하나 정도는 필요하지 않나”라고 적었다. 김 전 최고위원과 허 의원에 대해선 후원회장을 맡으며 선거전에 직접 나선다.

집권 초반 치러지는 여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과 색깔을 달리하는 세력이 대오를 갖춰 대거 출마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내부 총질 당대표’ 문자메시지부터 이번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겠나” 발언,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압박 등 윤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정치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친윤계가 ‘윤심(尹心: 윤 대통령의 의중)’을 앞세워 세 과시를 한 것도 비윤계가 등판할 정치적인 명분을 줬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친윤계는 즉각 견제구를 날렸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박성중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기간 중 후원회 회장을 하거나 특정인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한 선거개입”이라고 했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여론조사상으로 안 후보가 연일 선전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이들의 이른바 ‘나심(羅心)’을 안 후보가 상당 부분 흡수하며 본격화한 3·8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스퍼트를 내는 모습이다.

후보 등록이 시작된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당 대표 적합도, 가상 양자대결 모두 김 후보에 앞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363명 가운데 50%는 두 후보의 결선 양자대결을 가정한 질문에 안 후보를 택했다. 김 후보는 32%를 득표했다.

앞서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진행한 여론조사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410명) 60.5%는 안 후보를 지지해 김 후보(37.1%)를 크게 앞섰다.

박지원·김병관·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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