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즈] 생태계의 ‘보고’ 습지로 가는 기업들

홍아름 기자 2023. 2. 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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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 맞아
습지 활용도 높이는 스타트업 눈길
영산강 담양 습지. 대도시 광주와 한 뼘 거리인 이곳에 희귀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드론 한 대가 두 손을 합친 크기의 금속 상자를 매달고 하늘을 날고 있다. 드론이 향하는 곳은 인적이 없고 넓디넓은 습지다. 작은 상자엔 2019년 설립된 미국의 환경 스타트업 ‘레드테일 라이다 시스템스(Redtail LiDAR systems)’가 지형 탐사를 위해 만든 ‘라이다(LiDAR·빛 레이더)’ 장치가 실려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 신호를 이용해 주변 사물의 모양과 위치를 인식하는 장치다. 레드테일 라이다 시스템스는 라이다가 장착된 드론을 띄워 습지의 지형을 파악해 3차원 지도로 만든다.

‘에콜로지컬 서비스 파트너스(Ecological service partners)’는 미국의 습지 복원 스타트업이다. 이미 오염됐거나 훼손된 습지에서 폐기물과 물을 관리해 생태계 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한다. 가나의 스타트업 에코 아멧 솔루션스(Eco Amet Solutions)는 인공습지를 만들어 적은 비용으로 습지의 생태적 효과를 재현한다.

세 회사는 기존의 습지를 복원하거나 분석하고, 새로운 인공습지를 만드는 ‘습지’ 관련 스타트업이다. 세 회사는 전 세계 200만 개 스타트업을 분석하는 플랫폼 ‘스타트어스 인사이트(StartUS insights)’가 지난 2021년 뽑은 톱5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 습지의 날 2월 2일을 맞아 다양한 기술로 습지의 가치를 높이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3차원으로 습지의 지도 만들어 평가

레드테일 라이다 시스템스는 3차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습지에 자라는 식물의 높이와 습지의 부피를 측정한다. 습지는 육지와 수역을 오가는 특이한 지형으로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식물이 얼마나 자랐는지, 침식이 일어나 습지가 줄어들진 않았는지 등 습지의 기능과 관련된 요인들을 파악한다.

또 습지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물의 흐름도 살펴본다. 습지를 통과하는 물의 움직임이 자연적 또는 인공적 요인으로 변하지 않았는지 수문학 분석을 하는 것이다. 라이다를 이용해 얻은 전반적인 습지의 데이터들은 환경평가를 하는 데 사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라이다를 활용해 3차원 지도는 습지를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며 “거리 측정 기능과 최적화된 스캔 방법이 3차원 지도를 빠르게 완성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습지의 한 지점(왼쪽)을 레이더 기술 ‘라이다’를 이용해 3차원 지도로 나타냈다./레드테일 라이다 시스템스(Redtail LiDAR systems) 홈페이지 캡처

◇ 습지 복원해 본래의 기능 찾기도

산업이나 광업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과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은 습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습지에 담긴 물은 오염 물질을 분해할 수 있지만 폐수나 오염수가 과도하게 유입되면 정화능력을 잃는다. 온도가 오르면 물의 양이 달라지고 습지의 생태계 교란도 일어난다.

‘에콜로지컬 서비스 파트너스’는 2016년 환경 서비스 분야의 베테랑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오염됐거나 훼손된 습지에서 폐기물과 물을 관리해 생태계 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한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습지와 하천, 서식지를 복원하는 사업의 가치를 인정받아 2억 5000만 달러(약3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습지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다.

미국은 농업용으로 습지의 물을 퍼 나르면서 나라 전체 습지의 50%가 훼손됐다. 때문에 정부에서 습지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20년 동안 42억 달러(약 5조원)를 들여 습지를 복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머레이 스타켈 에콜로지컬 서비스 파트너스 창립자는 “환경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대규모 작업을 할 수 있는 업체로 현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코 아멧 솔루션스가 만든 인공습지./에코 아멧 솔루션스(Eco Amet Solutions) 홈페이지 캡처

◇ 인공습지 만들어 기후변화 늦추고 주변 생물 다양성 높여

습지의 훼손이나 오염이 심각한 경우에는 되살리는데에 큰 비용이 든다. 2019년 설립된 가나의 스타트업 에코 아멧 솔루션스(Eco Amet Solutions)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연 습지의 기능과 특성을 모방한 인공습지를 만든다.

인공습지는 만든 지 몇 년이 지나면 자연 습지만큼 생태적 효과를 낼 수 있다. 오염 물질을 분해하고 주변 지역의 습도를 조절하거나 생태계 다양성을 유지한다. 자연적인 습지를 되돌리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같은 효과를 내는 셈이다.

예를 들어 인공습지를 강 근처에 만들면 강으로 유입되는 오염 물질을 한번 거르는 역할을 한다. 하천 정화와 오염 물질 처리를 하는 필터를 만드는 것이다. 수질을 개선한 강은 전보다 생물 다양성이 높아진다.

에코 아멧 솔루션스는 자갈과 수생 식물, 미생물 등을 활용해 인공습지의 생태계를 꾸린다. 미생물은 오염 물질을 분해해 습지를 정화한다. 동시에 여과, 흡착, 침전, 이온 교환 등의 정수 기능을 적용해 정화를 돕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습지는 정화 기능을 추가하거나 미생물, 식물 등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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