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정부·여당 우호적 방송 비율 KBS·MBC 보다 높아

윤수현 기자 2023. 2. 2. 18: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편4사 공정성 평가 결과] 정권 교체 전에는 야권에 우호적 경향 보여
정치·경제 보도 비중 높아…사회적 약자 관련 보도는 0.9%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편집자주 종합편성채널은 1월 말 자사 홈페이지에 '프로그램 공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0년 종편 4사에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복수의 외부 기관을 선정해 시사·보도프로그램 등의 공적 책임·공정성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받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는 조건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은 방송사별 주요 평가 결과를 4차례에 걸쳐 보도할 계획이다. 보도를 통해 종합편성채널이 지난해 공정한 방송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V조선 보도·시사 프로그램이 정부·여당에 유리하고 우호적인 비율이 KBS·MBC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TV조선의 보도는 정치·경제 분야에 집중돼 있고, 소수자·사회적 약자 관련 보도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은 한국미디어경영학회(홍성철 경기대 교수)에 뉴스 프로그램 공정성 연구를 맡겼다. 연구진은 KBS·MBC 뉴스와 TV조선 뉴스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1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TV조선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TV조선은 KBS·MBC와 비교해 정치 보도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었다. 메인뉴스에서 정치 보도 비중은 TV조선이 31.7%였으며 MBC 22.9%, KBS 18.3% 순이다. KBS와 MBC는 사회·스포츠 뉴스를 상대적으로 주요하게 다뤘다.

연구진은 “TV조선이 타 방송사보다 상대적으로 정치 관련 리포트를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치 뉴스의 많고 적음 자체를 옳다거나 그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는 단지 현상의 반영일 뿐이며, 뉴스의 가치와 중요도에 대한 평가는 개별 보도국의 고유한 자율성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해당 매체 시청자의 기대치를 충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정권교체 이전에는 TV조선의 경우 (당시)야권에 우호적인 경향이 있었고, KBS·MBC는 여권에 우호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며 “반면 정권교체 후에는 TV조선은 (현) 여권에, MBC는 야권에 우호적 비율이 높았고 KBS는 중립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단 연구진은 “그러나 이러한 여·야권에 대한 유불리는 그 사례 수가 많지 않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TV조선, KBS, MBC 편향성 지수표

위와 같은 경향은 '아이템 선정 편향성 점수'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TV조선·KBS·MBC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편향성 지수'를 측정했다. 점수는 2점부터 2점까지 5구간으로 나뉜다. 정부·여당에 우호적이거나 유리한 보도는 양수, 야당·야권에 우호적이거나 유리한 보도는 음수다. 0점에 가까울수록 중립적인 보도라는 뜻이다.

정권교체 이전 TV조선의 편향성 지수는 0.10점이다. KBS는 +0.13점, MBC는 +0.27점이다. TV조선의 지수는 정권교체 이후 달라졌다. TV조선 지수는 정권교체 이후 +0.59점에 달했다. KBS와 MBC는 각각 +0.31점이었다. 과거 TV조선의 편향성 지수는 2020년 1.17점, 2021년 0.27점이었다. 연구진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TV조선은 정치인 관련 이슈에서 여권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메인뉴스에서 사회적 약자·소수자에 대해 다루는 비율은 TV조선이 가장 낮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도 비율은 KBS 4.8%, MBC 4.2%, TV조선 0.9% 순이다. 반면 메인뉴스에서 사회·경제적 비리에 대해 다룬 비율은 TV조선이 1.6%로 가장 높았다. MBC는 0.8%, KBS는 0.7%다. 연구진은 “내용의 다양성 확보를 위하여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보도 강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도 강화를 통해 다양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TV조선, KBS, MBC 앵커 브릿지 멘트 유형.

정부·여당에 유리한 앵커 브릿지 비율 상대적으로 높아

TV조선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공정성·객관성 평가는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노창희 책임연구원)가 맡았다. 연구진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TV조선에서 방영되는 신통방통·사건파일24·보도본부 핫라인·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와 KBS 사사건건, MBC 뉴스외전을 비교 분석했다.

프로그램별 아이템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사회 이슈를 주로 다루는 사건파일24를 제외하곤 모두 정치 분야 아이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강적들의 정치 이슈 비율이 60%에 육박했다. 또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관련 이슈 비중이 고루 높았다. 연구진은 “TV조선의 프로그램에서 자료화면이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제시된 비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정치적 성향이 드러날 수 있는 앵커 브릿지 멘트의 경우 TV조선이 정부·여당에 유리한 브릿지 멘트를 방송하는 경우가 KBS·MBC보다 많았다. 신통방통의 정부·여당에 유리한 브릿지 멘트 비율은 22.95%에 달했다. MBC의 경우 야당과 야권에 유리한 브릿지 멘트가 3.79%였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