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ㆍ혁신기업] "2년내 보험 해지율 30~40%… AI 이용해 정확한 의사결정 도울 것"

윤선영 2023. 2. 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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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기반 핀테크 '해빗팩토리'
보험 분석·추천 앱 '시그널플래너' 운영
창업 6년만에 수수료 매출 100억 돌파
데이터 분석 역량 높이고 피드백 향상
고객용 앱 평점 5점 만점에 4.9점 달성
보험 분석·추천 앱 '시그널플래너'를 내놓은 해빗팩토리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마케팅 전략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해빗팩토리 제공
해빗팩토리 '시그널플래너'. 해빗팩토리 제공
해빗팩토리 로고. 해빗팩토리 제공
정윤호 해빗팩토리 공동대표. 해빗팩토리 제공
해빗팩토리 직원들. 해빗팩토리 제공
해빗팩토리의 '시그널플래너'. 해빗팩토리 홈페이지 캡처

"보험, 대출 등 금융 활동은 우리의 실생활과 굉장히 많이 엮여 있습니다. 금융 분야에서 소비자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플랫폼을 제안하자는 게 해빗팩토리의 궁극적인 지향점입니다."

정윤호 해빗팩토리 공동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풀 수 있고, 풀어야 하는 문제가 가장 많은 영역이 금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빗팩토리는 2016년 설립한 마이데이터 기반의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해빗팩토리는 보험 분석·추천 앱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고 있는데 창업 6년 만인 지난해 수수료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기록을 썼다.

시그널플래너가 해빗팩토리가 처음 내놓은 서비스는 아니다. 해빗팩토리는 시그널플래너를 출시하기 이전에 가계부 앱 '시그널가계부'를 먼저 선보였다. 시그널가계부뿐 아니라 다른 회사 앱에 가계부 기능을 제공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깃 마케팅을 펼쳐 고객 이익을 극대화하는 식의 사업을 했다. 그러던 중 '실제 고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시그널플래너를 출시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구글이 앱 데이터 수집 권한을 보다 빡빡하게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사업 모델을 고민하던 시기에 보험이 떠올랐다"며 "기존에 보험이 판매되는 방식을 살펴보면 고객들은 설계사가 추천하면 어떤 보험인지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입하는 형태였다. 이로 인해 유지율이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에 따르면 보험을 잘 알지 못한 채로 가입한 경우 해지율은 1년 후 20%, 2년 후 30~40%에 달한다. 실제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계약 유지율 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보험 가입자 10명 중 3~4명은 2년 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해지율이 높다는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고객이 정확히 알아보고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통해 선택한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면서 시그널플래너를 준비하게 됐고 무엇보다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통 설계사는 수수료, 인센티브 등에 익숙한 위촉직인 경우가 많은데 해빗팩토리는 처음부터 비싼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가 성립되지 않고, 그럴 이유도 없도록 정규직을 고용했다"며 "매출은 고객이 실제로 상품을 계약할 경우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해빗팩토리는 현재 설계사 4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 중이다.

시그널플래너는 설계사용과 고객용으로 구분된다. 해빗팩토리는 2018년 7월 설계사용을 먼저 서비스했고 2019년 11월 고객용을 출시했다. 정 대표는 "투자 문제도 있었지만 처음에는 어떤 고객들한테 시그널플래너를 서비스하는 게 좋을 지 확신이 없었다"며 "반면 설계사는 보험을 추천해 줘야 하는 입장으로 대상이 명확한 만큼 고객용보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설계사용을 선출시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설계사는 고객을 만나서 보험을 분석하고 추천해 줘야 하는데 앱에서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안 되지 않나. 그러다 보니 보험 분석을 매우 잘해야 했고 이때 데이터 분석 역량을 많이 쌓았다"며 "또 설계사들로부터 '이 부분은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 '이 데이터는 맞지 않다' 등의 피드백도 많이 받으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시그널플래너 고객용을 출시한 결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고객용 앱의 평점은 5점 만점에 평균 4.9점을 기록 중이다.

정 대표는 해빗팩토리의 성공 배경을 비롯한 다른 보험 앱 서비스와의 차이점으로 '자동화'를 꼽았다. 시그널플래너는 고객 분석, 상품 탐색, 상품 추천, 계약까지 한 번에 관리가 가능한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AI(인공지능)에 기반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금융 상품 판매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수행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AI가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고 설계사들은 며칠씩 걸리던 작업이 10초 안에 가능해지며 생산성이 7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경험했다.

다만 자동화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해빗팩토리의 설계사들은 고객들이 요청할 경우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보험은 큰 계약이다 보니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내가 정말 선택을 잘한 것인지에 대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이 부분을 직접 고객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문제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해빗팩토리 본사 직원 43명 중 정보보안, 내부통제, 법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6명이다. 정 대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보안 규제가 촘촘하기도 하고 저희 앱 자체의 신뢰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안은 사고가 생겼을 때 큰 이슈로 번질 수 있기에 투자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해빗팩토리는 2025년을 IPO(기업공개) 목표 시점으로 삼고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시그널플래너와 해빗팩토리의 방향을 'AI 금융 컨시어지 플랫폼'으로 제시했다. 컨시어지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 주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그 일환으로 사업 영역을 보험 분석·추천에 더해 연금, 대출, 소비 등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법인을 세우고 현지에서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 대표는 "주택담보대출은 미국 금융 시장에서 규모가 큰 분야인데 고객에게 최적 금리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중개인이 금리를 조절해 수수료를 떼 가는 등 한국의 보험시장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겪는 실질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며 "현재 보험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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