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고스톱 자주 치면 치매 예방?…배우 윤정희 기억력 앗아간 질환 진실과 오해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2월2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강승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202&1
[앵커]
196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배우 윤정희 씨입니다. 이보다 젊은 관객들에게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기억될 겁니다. 5년간 앓던 치매 증세가 악화하면서 지난달 3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윤 씨가 새삼 환기시킨 이 치매, 지구상 모든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명이 됐습니다. 현재 치매 환자가 88만 명이 넘는데 아직 치료약이 없습니다. 오늘은 이 고민을 좀 나눠보겠습니다. 가정의학전문의 강승완 서울대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교수님도 저도 언젠가 결국 저걸 겪게 되는 날이 오겠죠?
[답변]
100세 시대를 맞이해서 방심하면 누구나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겪을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치매라는 게 대체 뇌에 어떤 일이 벌어지면 저 병에 걸리게 되는 겁니까?
[답변]
뇌에 나쁜 물질, 이른바 독성 물질들이 축적돼서 뇌세포가 망가지거나 뇌에서 서로 연결돼 있는 뇌 회로망들이 망가지게 되면 자꾸 정보를 교류하는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기억을 저장하거나 사고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점점 그것이 심해지면 경도 인지 장애를 거쳐서 치매까지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이걸 혼동해서 많이들 쓰시잖아요? 이 개념이 좀 어떻게 다른지 보면서 설명 좀 해 주시겠어요?
[답변]
누구나 노화가 되면서 조금씩 독성 물질들이 쌓이게 됩니다. 노화가 되는 것이죠. 그렇지만 주관적 인지저하를 넘어서서 현저하게 생활이 불편할 정도가 되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게 됐을 때.
[앵커]
그때 알츠하이머 병 진단이 나옵니까?
[답변]
사실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는 것은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고요. 치매 원인의 4분의 3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이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는 것은 독성 단백질들이, 베타 아밀로이드라고 하는 독성 단백질들이 계속 쌓이게 되면서 뇌세포를 망가뜨리고 결과적으로는 뇌 전체적인 볼륨이 줄어들고 네트워크, 이 연결망들이 떨어지면서 인지 기능이 망가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경도 인지 장애와 치매의 차이점이라고 하는 것은, 경도 인지 장애라고 하는 것은 내가 누군지는 아는 거예요. 일상적인 생활이 다 가능하지만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그런 상태라면 치매라고 하는 것은 내가 누군지, 나는 어디에 있는지,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이런 근본적인 자아가 흔들리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알츠하이머병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원인에 대한 병명이고 그것이 증세가 점점 심해져서 나타나는, 그러니까 증상을 일컫는 용어가 경도 인지 장애, 치매, 이렇게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봐야 되겠네요.
[답변]
마치 암처럼 경도 인지 장애, 치매는 1기, 2기, 3기, 4기, 이런 거고 알츠하이머는 간암, 폐암 같은 암의 종류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나쁜 단백질이 쌓이면 보통 이런 치매가 온다고 하셨는데 보통 MRI로 찍으면 뇌 사진상으로도 그런 게 정확하게 보입니까? 어떻게 나빠졌는지가?
[답변]
사실 초기에는 MRI상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심각하게 되면 망가지는 양들이 많아지면서 저 사진에서처럼, 오른쪽처럼 뇌가 전체적으로 위축돼서 뇌 주름 사이 간격이 많이 벌어지게 되고 저 가운데 부분도 구멍이 굉장히 커져 있죠. 원래는 저기에 뇌 척수액이라고 하는 것이 들어오고 나가는 작은 방인데 쪼그라들면서 저것도 굉장히 확장돼서 전반적인 뇌 조직이 많이 줄어들어 있는 상태가 된 겁니다.
[앵커]
저렇게 조직이 줄어들면 결국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 이런 게 다 감퇴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답변]
그렇죠. 정보 처리하는 능력들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죠.
[앵커]
그러면 그 나쁜 단백질이 쌓이지 않게 해야 될 것 같은데, 나쁜 단백질을 쌓이게 하는 그 위험인자는 뭡니까, 그러면?
[답변]
사실 우리 뇌에서 그 단백질이 쌓이는 과정들을 보면 그것이 만성적인 염증과 면역 반응들의 결과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나쁜 물질들이 뇌에 자꾸 스며들게 되면 그런 면역 반응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인데.
[앵커]
그 나쁜 물질이 어디에서 오는 거죠?
[답변]
사실은 우리가 먹는 가공식품 속에서 축적돼 있는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이라든지 이런 미세먼지, 그리고 흡입되는 여러 가지 유해 가스들, 더 나아가서는 장에서 미생물들의 불균형들이 나와서 나쁜 미생물들이 자꾸 안 좋은 물질들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흡수가 돼서, 뇌가 자꾸 여러 가지 유해 물질들에 노출이 되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현재 국내 치매 환자 추이를 보니까요, 88만 명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서요. 거의 그러니까 10명 중의 1명 꼴이란 얘기잖아요. 이렇게 단순하게 숫자가 늘어나는 것 말고, 그러니까 우리나라 치매 환자들만의 어떤 독특한 패턴 같은 게 혹시 있습니까?
[답변]
지금 점점 치매가 진단되는 연령이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 아주 특징입니다. 이것은 뭐냐 하면 치매가 그냥 나이만 먹어서, 고령화가 돼서 증가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요. 또 다른 것은 OECD 국가에 비해서 한국은 75세 이상에서 급격하게 치매가 증가해서 75세 이상의 치매 환자들은 우리가 OECD 국가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성별은 어떻습니까?
[답변]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약 3배 정도가량 높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이렇게 치매 환자는 돌보는 데 들어가는 사회 경제적인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 같은데, 한 어느 정도로 좀 생각하면 되나요?
[답변]
평균 2,100만 원 정도가 연간 소요된다고 그러고요. 기대 여명 즉, 치매를 진단 받고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가 보통 한 10년 정도를 봅니다. 그러면 치매가 한 번 걸리게 되면 돌아가실 때까지 2억 이상의 사회 경제적 비용들이 지출되는 것이죠.
[앵커]
그렇습니까? 나이와 성별에 따른 우리만의 또 패턴이 있고 비용도 많이 증가한다는 말씀이신데, 제가 여성이다 보니까 좀 궁금해서 그런데 왜 여성이 남성보다 치매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가 뭡니까?
[답변]
여성은 사실 여성호르몬이 뇌를 굉장히 건강하게 유지해 주는 그런 호르몬이지만 폐경이 되고 나면 그런 보호인자들이 없어지면서 그것이 오히려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그런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이렇게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이거를 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치료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서 그런 건가요?
[답변]
안타깝게도 지금 치료약이 효과적으로 개발이 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아니, 그런데 사실 치매라는 게 그거 몇 명이나 걸려? 그런 병이 아니잖아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치료제 개발이 왜 이렇게 더딘가요? 이게 그만큼 어려운 일인가요?
[답변]
일단 뇌라고 하는 것이 혈뇌 장벽이라고 하는 아주 정교한 필터로 잘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해 물질이 들어가서도 안 되지만 약이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이 뇌 안으로 전달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그 혈뇌 장벽의 필터를 뚫고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농도를 전달하기가 어렵고 그 과정에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결국 유병률은 높아지는데 치료약이 없는 상황이라면 예방만이 살 길인 것 같은데, 경도 인지 장애, 아까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 피라미드에서 경도 인지 장애에서 치매로 넘어가는 그 과정을 좀 끊어야 될 것 같은데 이거 예방하려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될까요?
[답변]
일단 인지 기능을, 자꾸 뇌를 많이 써줘야 됩니다. 그런데 요즘 점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다보니까 사람이 기억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정보를 인스턴트식으로만 얻게 되기 때문에 자꾸 뇌의 맷집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찬스가 없어지는 것이죠.
[앵커]
뇌의 맷집을 키워라? 뇌의 맷집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답변]
일단 손도 많이 쓰고. 왜냐하면 손을 많이 쓰게 되면, 새로운 손동작을 익히게 하려면 뇌를 많이 써야 돼요. 그다음에 항상 사물을 잘 관찰하고 뭔가를 기억하고 어디를 가더라도 길을 기억하고, 가급적이면 운전을 하더라도 내비게이션 같은 거 쓰지 말고 자기가 먼저 길을 머릿속에서 그리고 찾아가는 연습을 하셔야 되고요. 또 흔히 우리가 고스톱을 치게 되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잖아요.
[앵커]
어떤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요?
[답변]
고스톱이요.
[앵커]
아, 고스톱이요?
[답변]
혹시 고스톱 즐기시는지.
[앵커]
저희 부모님들이 가끔 즐겨 하시긴 하는데, 고스톱이 치매 예방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답변]
왜냐하면 고스톱은 소위 말해서 패를 읽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저게 오픈이 되었을 때 어떤 무늬의 카드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기억하고 그다음에 상대방이 어떤 패를 갖고 있을지 내가 예측하고 추론해야 됩니다.
[앵커]
그렇죠. 저 패는 기억하는데 뒤집어 놓으면 순간 잊어버리잖아요.
[답변]
그렇죠. 방심하면 기억을 못 할 수 있는 것이죠. 조금 이따 한번 보겠습니다. 과연 앵커님께서는 혹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앵커]
아직 저 정도 기억할 나이는 됩니다.
[답변]
그러신가요?
[앵커]
두 번째 거, 저거 아닌가요?
[답변]
네, 정확히 맞습니다. 평소 때 고스톱을 좀 즐겨 하시는.
[앵커]
주로 어떤 이미지 패턴, 이런 거를 기억하고 확인하는 이런 어떤 게임 같은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답변]
네, 그렇죠.
[앵커]
운동과 평소 취미 생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가장 중요한 건 먹는 거 아닐까요? 치매 예방에 좋은 식단은 어떤 걸 좀 많이 추천해 주십니까?
[답변]
사실 뇌도 우리가 먹는 음식을 가지고서 뇌 조직이 계속 거듭나기 때문에 먹는 게 중요한데, 첫 번째는 한국의 전통 식단. 소위 말해서 지중해식 식단이 대표적인 치매 예방 식단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 못지않게 우수한 게 한국의 전통 식단입니다. 통곡, 현미 통곡을 기반으로 한 전통 식단이고. 그다음에 요즘 또 한국인들 치맥 많이 즐겨 하시는데, 사실 이게 치맥은 튀김옷들을 입히잖아요? 그래서 튀김옷은 벗겨내고 그다음에 염장하지 않은 순 닭가슴살 중심으로 닭고기를 드시는 것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통곡물 그리고 고단백질 식단으로 건강하게 노후를 맞이하라는 말씀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강승완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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