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3세아 사건 변호사 "검찰 주장, 증거들과 부합되지 않은 점 많아"

"재판부, 유전자검사 오류 가능성 인정한 듯…검찰, 대법 상고할 것으로 예상"

2021년 8월17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친모' A씨가 법원을 떠나고 있다. ⓒ News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숨진채 발견된 3세 여아 친모 석모씨(50)의 변호를 맡은 모병철 변호사는 2일 "검찰 측 공소사실이 증거들과 부합되지 않은 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파기환송심 선고 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검찰 측에서 주장하는 아이 바꿔치기 장소와 시간 등을 보면 도저히 약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과학적 증거 방법인 유전자(DNA) 검사도 100% 신뢰할 수 없고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재판부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는 석씨의 주장과 유전자 검사에 대한 오류 가능성을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고 결과를 듣고 석방된 석씨는 모 변호사에게 전화해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변호사는 "검찰 측에서 재상고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석씨를) 만나기로 했다"면서 "이 사건이 전국에서 주목을 받았던 만큼 검찰 측에서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대법원 재판 과정에서 석씨가 초조함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상고를 인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대법원이 여론재판 등에 대해 선을 그어준 것 같다.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면서 피고인이 많이 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석씨와 석씨의 남편은 대법원이 대구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낸 것에 대해 "마지막 한줄기 희망을 봤다. 재판부에 감사함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대구지법 제1형사항소부 이상균 부장판사는 사체은닉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석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 2심 때와 같이 석씨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사체은닉 미수 혐의만 인정하고 미성년자 약취 혐의에 대해서는 "간접 증거만으로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2021년 2월10일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아이(당시 3세)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 아이를 양육하던 석씨의 딸 김모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과 경찰은 숨진 아이와 가족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이고, '엄마'로 알려졌던 김씨가 '언니'라고 밝혔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시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딸 김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의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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