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디스인플레이션' 발언에 주목하는 금융시장

홍성완 기자 2023. 2.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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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0.25%p↑…"연내 금리인하 없다" 발언에도 '비둘기적' 평가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처음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8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예상과 다르지 않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관심이 쏠렸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이 아직 금리 인하를 논할 생각이 없다는 강경한 발언에도,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 하나에 이번 회의가 비둘기적(dovish‧통화 완화 선호)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아울러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FOMC가 열리는 3월에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 매파적 발언으로 시작된 파월 의장의 '입'

1일(현지시간) 국제금융센터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 간 열린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목표를 0.25%포인트 인상한 4.50%~4.75%로 제시했다.

이번 결정은 연준 위원(12명) 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연준은 현재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금리인하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무게를 실었다.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플레이션 수준을 떨어뜨리기 위한 연준의 책무가 종료되지 않았다"며 "일부에서 연내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나 그럴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하락한다면 저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아직 이를 전제로 금리인하를 논할 시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매파적((hawkish‧통화 긴축 선호)인 간담회 시작과 달리 이후 비둘기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파월 의장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중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 단계 초기) 과정이 시작됐고, 특히 임금과 비용에 의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답했다. 또한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제한된 속도이기는 하나, 플러스 경제성장 가능성도 있다"면서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5.0% 미만으로 유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디스인플레이션' 단어에 주목하는 금융시장

시장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주목하면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FOMC를 '1월 금통위 같았던 2월 FOMC'라고 정의했다.

안 연구위원은 "시작과 끝이 다 인플레이션의 둔화를 말하기 위함인 듯 했다"며 "그 과정에서 기자들은 끊임없이 연준을 의심했고, 파월 의장은 했던 말을 표현만 달리하는 말들로 반복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의 양상은 마치 지난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보는 것 같았다"며 "그에 대한 시장 반응은 완전한 비둘기적 해석이었다"고 평가했다.

안 연구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반복되는 질의와 응답을 통해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음을 인정한 것이 백미였다"며 "연준 측의 '말'에 근거할 때 경제는 둔화되지만 연착륙이 가능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 단계의 초기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목표치 2%로 가는 길이 아직 멀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서두를 건 아니라는 생각인 것"이라며 "의미상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더라도 물가상승이 없는 상태)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환경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는 3월 0.25%포인트 기준금리가 인상돼 (기준금리 상단이) 5.0%가 되고, 이후 5월 에 추가 인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골디락스면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고, 경기와 고용시장에 문제점이 심화되면 인하 시점이 앞당겨지올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폭을 예상대로 0.25%포인트로 다시 한 번 (인상 폭을) 축소했다"며 "적어도 급격하고, 공격적인 긴축이 필요한 시기는 지났다는 시장의 평가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례적으로 불리는 0.50%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이 끝나고 정상적인 금리 결정 폭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 스텝(0.25%포인트)'으로 인상 폭을 축소 조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러나 연준은 현재 통화당국이 인식하는 정책 결정의 우선 순위가 여전히 물가 안정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 채권시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섣부른 긴축 사이클 중단 및 완화 기조로의 전환 가능성을 강하게 일축했다"며 "실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적절한 제약적 스탠스를 위해 몇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물가 안정에 통화정책 기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자체는 유효하다는 입장"이라며 "이에 올해 1분기까지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1분기 말 기준금리 5.00%, 연말 기준금리 5.00% 예상)"고 밝혔다.

◆ 과연 '비둘기적'이었나…회의적 시각도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수학은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라며 "연준이 조심스럽지만 인플레이션 둔화를 드디어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간 연준은 일부 분야에 국한된 물가 하락을 기뻐하면서도, 전체 물가 기조가 둔화 중이라고 판단하는 것에 신중을 기했으나 이번은 달랐다"며 "현실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두어 번(couple)의 금리 인상을 논의한다는 점도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2번의 인상은 어차피 12월 점도표를 지키겠다는 의미지만, 점도표 상향 가능성이 낮다는 것과 긴축의 후반부임을 연준의 입으로 직접 언급한 것과 다름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풀이했다.

반면에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적이었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FOMC Q&A(질의응답)가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비둘기적이었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며 "이전에도 연설에서 내구재 등 재화에 대한 디스인플레이션을 이미 인정한 바가 있기 때문에 '디스인플레이션 시작'이라는 멘트는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연준도 1~2월 인플레이션 둔화 강도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뉘앙스는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래서 시장의 지금과 같은 완화 기대를 굳이 터치하지 않는 모습인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물가지표' 그 자체가 될 것으로 보여 1월 지표에 좀 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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