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한 일본인…도망가자 쫓아가서 또 때렸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택시기사가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한다며 난동을 부린 일본인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강혁성)은 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일본인 관광객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구속돼 재판을 받았지만 선고 직후 석방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말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만취한 채 택시에 탑승한 뒤 60대 남성 택시기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했다. 차에서 내려 도망가는 기사를 쫓아가 재차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택시기사가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하자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택시 뒷좌석에 앉은 상태에서 기사를 발로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도망가는 기사를 쫓아가 여러차례 폭행을 가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다고 판단했다.

다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일본에 생후 8개월 자녀 등 부양할 가족이 있는 점 등은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운행 중인 버스·택시 등 여객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협박하면 특가법이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같은 법률조항은 승·하차를 위해 차량이 일시 정차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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